시대가 바뀌면 스파이도 달라진다. 숀 코너리나 로저무어가 연기한 능글능글한 00 7이 활약하기에 세상은 여유가 없어졌다. 대신 영화 '트리플 X'는 양아치같은 스 파이를 내세워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주인공 젠더 케이지(빈 디젤)은 이름대로 폭주기관차처럼 스크린을 종횡무진한다. 고공 번지 점프, 헬기에서 설원으로 떨어지는 스카이 다이빙, 스노 보드, 곡예하 듯 하늘을 비행하는 오토바이. 영화는 마치 한 편의 X게임처럼 아드레날린을 폭발 시킨다.
젠더 케이지는 빡빡머리에 온 몸은 문신 투성이에 피어싱까지 하고, 자동차 절도 도 서슴지 않는 '반(反)영웅'이다. 그는 미 첩보국의 새로운 스파이로 협박이나 다름없는 '영입'을 받아들인다.
콜롬비아 마약상 아지트에 맨몸으로 내던져지는 ' 입학시험'을 화려하게 통과한 그는 스파이가 될 것을 권유받는다. 그에게 맡겨진 임무는 구 소련군 출신 무정부주의자의 소굴에 들어가 핵무기 발사를 막는 것. 영화는 관객에게 '재미'라는 미덕을 한껏 선사한다.
특히 일부러 폭탄으로 눈사태를 일으킨 뒤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듯 스노보드로 설 원을 질주하는 장면이나, 점프대를 날아오르는 모터 사이클, 달리는 자동차에서 미사일로 장애물을 날려버리는 장면은 다소 엉성한 줄거리를 눈감아 줄만하다. 3 일 개봉.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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