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일부 인사들이 이른바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에 연루되며 수세에 몰린 가운데, 야권이 이를 반전의 기회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 와중에 국민의힘 당내 중진 인사들을 중심으로 장동혁 대표를 겨냥한 '집안 흔들기'가 이어지면서 내부 갈등이 반사이익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야권, '통일교 게이트 특검' 총공세…협공 움직임도
국민의힘은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사태를 '통일교 게이트'로 명명하며 관련 인사들에 대한 해임과 특검 도입을 강하게 요구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권과 밀접하게 연루된 통일교 게이트가 점점 더 몸체를 드러내고 있다"며 "통일교로부터 금전적인 지원을 받은 사람은 누구든지 예외 없이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교가 지원한 인사는 전재수 장관 외에도 정동영 장관, 이종석 국정원장,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이 지목받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본인이 임명한 정 장관과 이 원장을 즉각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국회 차원의 특검 도입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경찰 수사와 별도로 국회는 즉시 통일교 게이트 특검 도입을 준비해야 한다"며 "마침 정청래 대표가 2차 특검 또는 종합 특검 발족을 공언하고 있으니 여기에 민중기 특검 직무 유기 부분을 민주당과 통일교의 유착관계를 포함해 특검을 실시하면 매우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특검 추진에 힘을 실었다.
통일교 특검 추진을 위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공조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이 동의하면 (특검법) 공동 발의도 가능하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송 원내대표는 "통일교, 민주당 정치자금 문제에 대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대해선 100% 동의한다"고 했다.
◇윤한홍·주호영·김대식…'장동혁 흔들기' 전면 나선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현 지도부의 노선을 겨냥한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친윤계 혹은 중진 의원들이 잇따라 공개 발언을 통해 장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원조 친윤'으로 알려진 3선 중진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장동혁 대표를 두고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를 비판하니 백약이 무효"라고 비판한데 이어 11일에도 비판을 이어갔다.
윤 의원은 11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농단이나 온갖 폭정을 비판해도 국민들이 안 받아준다"라며 "먼저 태세전환을 하자는 거다. 사과를 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해야 된다. 윤 어게인 사람들 주장을 받아들이면 안 된다. 비상계엄이 잘못이라는 사과를 깊게 해야 된다"라고 촉구했다.
그는 당원게시판 의혹 중간조사 발표와 관련해 "그거는 정말 진짜 이 시점에서는 적절하지 않다"라며 "많은 의원들이 사과하자, 절연하자 하는데, 장 대표는 그것을 하나의 계파갈등 정도로 본다. 작은 정치"라고 했다.
당내 최다선(6선)인 주호영 의원은 지난 8일 "정치의 방향은 당연히 민심인데, 자기의 편을 단결하는 과정에서 중도가 도망간다면 그것은 잘못된 방법"이라며 "지금처럼 '윤어게인' 냄새가 나는 그런 방향은 맞지 않다"고 했다.
당내 현안과 관련해서는 지도부의 방향 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야당(국민의힘)은 지리멸렬하고 방향도 국민들의 민심과는 많이 다르게 가는 것 같다"며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올 연말까지는 당의 진로를 새로 정해야 되는 시기"라고 했다.
김대식 의원은 12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 대표가 12.3 비상계엄 1년째를 맞다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데 대해 "판단을 잘 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국민들이 원하면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한다. 국민을 이기(려)는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지도부가) 노선 변경을 해야 한다"며 연말까지 전향적 입장 표명이 나오지 않는다면 "상당히 혼선이 올 수가 있다"고 했다.
◇통일교 의혹은 '기회'…"내부 갈등 접고 대여 전선 강화해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9일 당 공식 유튜브 채널 '국민의힘TV'에서 진행한 강연을 통해 "우리끼리 총구를 겨눠선 안 된다"며 "지금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이재명 독재정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정권에 맞서기 위해 똘똘 뭉쳐도 모자랄 판에, 우리 스스로 편을 갈라 서로를 공격하고 있진 않느냐"며 "우리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 서로 생각이 다를 순 있어도 결국 우리는 함께 싸워야 살 수 있는 운명공동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장 대표는 지도부를 향한 비판이 격화되자 최근 중진 의원들과의 개별 접촉을 확대하며 당내 소통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윤한홍 의원의 공개 발언 이후 국회 의원회관을 돌며 주호영 의원을 포함한 중진 의원들을 만나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이들은 면담에서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장 대표의 기존 생각을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는 취지로 제언했다는 전언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국민의힘이 '통일교 게이트'를 '반전의 카드'로 만들기 위해선 내홍을 접고 대여 공세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개혁이 시작되면 항상 기득권의 불안이 먼저 드러난다"며 "내부 논의 대신 카메라 앞을 택하는 정치, 그것은 중진의 고견이 아닌 잡음에 불과하다"라며 했다. 그러면서 "대표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다"며 "불안한 사람들이 대표를 흔들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으로 당이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당 내홍이 분열로 이어질까 우려된다"며 "중진이 앞장서 공개적으로 지도부를 흔들 경우 오히려 갈등을 더 키울 수 있어 책임론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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