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한글날 다큐멘터리-세계속의 한글 위상 점검한다

MBC 한글날 특집 다큐멘터리 '한글, 세계를 달린다'가 9일 밤 10시 50분에 방송된다. 생활 속에서 잊혀지기 쉬운 한글의 정체성과위상을 월드컵 이후 해외 각지에서 확인해본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미주대륙을 잇는 해외 6개국 현지 취재를 통해 세계 곳곳에서 한글을 배우는 사람들을 살펴보고 우리말과 글을 새롭게 돌아본다.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베트남의 대학생, 징기즈칸이 가장 사랑했던 고려출신 후궁과 이름이 같다는 것을 계기로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몽골 여대생, 아프리카 케냐 서부의 반(半)사막 지대의 원시 유목부족 포콧족 청년 카마마, 우리나라에서도 출간된 저서 '총·균·쇠'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캘리포니아주립대의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 등이 펼치는 한글사랑 이야기가 중심이다.

또 발칸반도의 알바니아에서 한국어를 하고 한글을 쓰는 유일한 사람인 꾸이팀 쟈니. 북한에서 시작한 외교관생활로 한글을 알게된 후한글에 푹 빠져 청춘을 한글에 바쳤다고 말하는 쟈니씨는 혼자서 알바니아-한국어 사전을 만들고 있다.

한국어 즉 한글을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각 국 언어의 한글사전은 필수적이다. 우리가 해야할 일을 미루고 있는 사이, 꾸이팀 쟈니씨는 흔한 컴퓨터도 없이 수작업으로 사전을 만드는 시간과의 싸움을 5년 동안 벌여왔다. 알-한 사전을 마치면 한-알바니아 사전을 만들 계획이라는 그는, 알바니아의 대학에 한국어과를 개설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문화상품이 한글이지만 우리가 책정한 '한국어 해외보급' 예산은 한 해 고작 7억원에 불과하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중국, 베트남, 몽골 등지에서 불고 있는 한류열풍을 생산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 현지에서의 한글-한국어 교육에 대한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