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도 테러불안 동남아관광 예약취소 잇따라

인도네시아 발리섬 폭탄 테러로 대구공항 등 전국 공항에 특별 경계령이 발령되고 해외 여행객들도 안전성 때문에 불안해 하고 있다.

경찰청은 아시안게임 기간 중 발리섬 테러가 발생하자 13일 밤 전국 공항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라고 각 지방경찰청에 긴급 지시했다. 대구경찰청은 이에 따라 14일 대구공항에 경찰 인력을 투입해 공항 내왕객 및 주변을 대상으로 순찰을 강화하는 등 대테러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공항공사 대구지사는 비상령을 내리고 항공기 운항이 종료되는 밤 9시까지 비상근무에 들어가는 한편 순찰 근무도 대폭 강화했다. 대한항공은 동남아 노선 취항 승무원들을 중심으로 테러 대비 안전교육을 강화키로 했다.

가을 결혼철을 맞아 동남아 등으로 신혼여행객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여행자들도 비상이 걸려 대구경북지역 여행사에는 테러 위험성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대구 무궁화관광 김윤덕 이사는 "발리 폭탄 테러로 동남아 유명 신혼여행지 예약 취소가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며 "동남아 신혼여행객 감소는 1·2개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1월 초 말레이시아로 신혼여행을 떠날 예정인 오민정(26·여·대구 대명동)씨는 "여행지를 유럽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들도 테러에 긴장, 대구 아주여행사 관계자는 "해외 출장을 꺼리는가 하면 항공기 대신 배편을 문의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했다. 구미공단 업체들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포상휴가 등의 해외여행을 자제토록 당부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특히 발리섬 경우 신혼여행 성수기인 매년 10·11월 사이 대구지역에서만도 500여명이 신혼여행을 해 왔고, 현재도 시내 여행사마다 3, 4쌍의 신혼여행객들이 여행을 예약한 상태이다.

이 때문에 경북과학대학여행사 관계자는 "발리섬에서 싱가포르·태국 등으로 여행지를 바꾸려는 전화가 벌써 3, 4통이나 걸려왔다"며 "아예 해외가 아닌 제주도로 바꾸려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여행사들은 발리 대신 싱가포르·필리핀·제주도의 항공편과 숙박권 확보에 부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시 관광협회 김치환 부회장은 "9·11 테러사건에 이어 이번 사건이 해외여행 불안감을 다시 확산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