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회창·노무현 'MJ 몰아치기'

"정몽준 의원의 '국민통합 21'의 배후에는 청와대의 핵심실세가 있다".한나라당의 주장이 아니다. 김민석 전 의원과 신낙균 전 문화관광부장관 등이 16일 민주당을 전격 탈당하고 국민통합 21에 합류하자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측이 청와대의 한 핵심인사를 이들의 배후로 지목한 것이다.

노 후보의 언론특보단은 이날 "이 핵심인사가 정 의원을 지원하고 있으므로 이 인사의 역할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며 노 후보에게 단호한 입장표명을 건의했으나 노 후보는 "아직은 때가 아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 후보측은 국민통합 21에 대한 청와대의 어정쩡한 태도에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1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친노측의 한 최고위원은 김민석 전의원의 배후를 지적하면서 "동교동계가 노 후보 고사작전을 펴는 것이 아니냐"며 동교동계의 정몽준 신당 지원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노 후보측은 "동교동계가 지금은 '김대중 대통령의 적자가 노 후보'라는 확신을 주기위해 당에 머물러 있지만 막판에 가서 집단탈당, 노 후보를 버리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동교동계 인사들의 움직임을 지적했다.

한화갑 대표와 김옥두 의원 등 당내 동교동계 의원 10여명은 지난 16일 모임을 갖고 노 후보를 지원하되 노 후보의 지지율이 일정시점까지 오르지않을 경우 단일화를 추진하지않을 수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후보단일화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한편 한나라당도 "정몽준 신당에 합류한 김민석,신낙균씨는 김대중 대통령의 직계 정치인"이라며 "드디어 김 대통령의 양자인 정몽준 의원을 단일후보로 옹립하려는 이 정권의 음모가 드러났다"며 정 의원과 청와대의 커넥션을 제기했다.

김영일 총장은 "청와대 핵심인사의 한 측근이 '다음주 정 의원이 3자 구도에서 1위를 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의 배용수 부대변인은 "DJ 직계의원들이 앞다퉈 후보단일화를 외치는 것은 노 후보를 주저앉히고 정 의원을 내세워 정권교체를 막아보자는 술수"라고 주장했다.

이에 청와대 박선숙 대변인은 "정치권에서 청와대의 특정후보 띄우기,'단일후보 옹립에 청와대 배후' 운운하고 있으나 이는 터무니없는 얘기"라면서 "최근 정치권의 움직임이나 주장에 청와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대통령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나라와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않으며 경제와 국익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도 "최근에는 노 캠프쪽에서도 '정풍'(鄭風)의 진원지가 청와대라고 하는데 이는 오해"라고 말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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