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의 수험기-어머니 친구 격려 편지 막판 스퍼트 큰 힘

해마다 수능시험이 다가오면 수험생이 다 읽을 수 없을 정도로 효율적인 최종 마무리 학습에 관한 방법들이 제시됩니다. 저도 작년에 마음이 불안할 때면 이런저런 충고들을 읽어보며 참고해 보려고 애썼던 기억이 납니다. 대개는 비슷한 내용들이지만 때론 사람에 따라 주장하는 방법이달라 오히려 혼란을 일으킨 경우도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긴장감과 걱정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낮에는 피곤해 책상에 엎드리는 친구들이 늘어났습니다. 어떤 친구들은 인터넷등에서 수능시험과 관련된 운세를 점쳐보기도 하며 불안한 마음을 달래려고 했습니다.

수험생들은 일반적으로 어디엔가 기대고 싶고 누군가가'올해 너는 무조건 성공할 것이다'는 식으로 단정적으로 말해 주길 은근히 기다리기도 합니다. 저 또한 그런 상태였습니다. 그런 저에게 정말로 기분 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수능시험을 열흘 정도 앞둔 어느날 어릴 때부터 저를 무척 귀여워 해 주신 어머니 친구분께서 쪽지 편지와 함께 CD 한 장을 보냈습니다. 그 분의 아들은 저보다 한 학년 아래였는데 같은 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편지에는 '어릴 때부터 넌 참 사려 깊고 총명한 아이였다. 난 그런 네가 늘 대견했고 우리집 아이에게도 형인 너를 본받으라고 말하곤 한단다.

내 기억속의 너는 항상 끝이 좋았단다. 초등학교 6학년 운동회 땐가 릴레이 경주 기억나니? 네가 마지막 주자로 나서서 2등으로 바통을 받았지만 막판 스퍼트로 1등으로 골인하지 않았니? 그 때 백군의 환호성은 천지가 진동할 정도였다.

그 때를 다시 상기해 보아라. 얼마나 멋진 일이었니? 나는 믿는다. 수능 당일날 너는 그때처럼 마지막을 멋지게 마무리할 것으로…'.기억에 나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단순한 격려의 말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 쪽지를 거듭 읽으며 너무나 기분이 좋고 힘이 솟아나 며칠간 피로를 잊고 신나게 공부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수험생에게는 이런 낙관적인 격려의 말을 해 주는 것이 실제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능성을 인정해주는 격려의 말 한마디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저는 작년 수능시험을 그런대로 잘 볼 수 있었던 것이 그 쪽지 편지 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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