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웅변대회'솔직한 성담론 쏟아져

'건강한 노후 아름다운 성(性)'을 주제로 한 노인들의 웅변 대회인 '어르신 발언대' 행사가 지난 22일 계명대 성서캠퍼스 바우어관에서 열렸다. 사회복지법인 가정복지회와 계명대가 공동 주최한 이 행사는 고령화시대 지역사회 노인들의 현 위치를 알아보고 올바른 경로문화를 세우기 위해 매년 개최되는 것.

22일 행사에서는 예선을 거쳐 결선에 오른 대구지역 노인대학·노인단체 어르신 10명이 '노년의 성'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박원식(73·대구 파호동) 할아버지는 "성에 대한 관심은 사람을 아름답게 늙게 한다"며 "홀몸 인생의 외로움과 고독을 삼키면서 할 일 없이 나날을 보내기보다는 서로 친화하면서 삶의 보람을 느끼자"고 주장했다.

전미록(72·경산 중방동) 할머니는 "노년기에 성을 유지하는 분이야말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며 "건강하기만 하면 죽을 때까지 사용할 수 있는 성에 대해 쉬쉬하거나 왜곡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전 할머니는 또 "갑돌이와 갑순이 시절처럼 성에 대해 안그런척 모른척 해서는 안된다"며 "성생활은 늙으나 젊으나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이기 때문에 떳떳하게 애정 표현을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수(72·대구 이곡동) 할아버지는 "노인들에게도 성에 대한 충동이 계속된다"며 "노인들도 성 욕망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장길(61·대구 상인1동) 할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친한 사람은 자주 만나는 사람이고 그 중에서도 더 친한 사람은 살갗을 맞대는 사람"이라며 "특히 이성간의 교제는 인생을 아름답고 즐겁게 해 주며 노화예방에 특효약"이라고 주장했다.

노인종합복지회관 김영수(78) 총학생회장은 "부부가 서로에게 팔다리만 얹어놓고 자더라도 남녀의 기가 흘러 건강에 도움 된다"며 "소외감과 고독감을 느낄 때 노령기의 말벗이 돼주는 아름다운 성에 대해 관심을 갖자"고 강조했다.

최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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