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는 '부(富)는 거름과 같아서 축적돼 있을 때는 악취를 풍기지만 뿌려지면 땅을 거름지게 한다'고 했다. 가진 사람들이 나눈 돈은 사회를 풍요롭게 하고, 구성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게 마련이다. 미국의 한 언론이 복권 당첨으로 130억원 이상의 '돈벼락'을 맞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80% 이상이 더 불행해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목돈이 생겨 욕심을 부리다가 파탄한 경우가 허다한 반면 생활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나눔을 실천한 사람은 대부분 행복감이더 높아졌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 병리현상 중의 하나로 빈부격차 문제를 들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이 외제 고가품을 스스럼없이 사 쓰고, 수십만원 짜리 양주로 폭탄주를 만들어 마시며 부(富)를 자랑하는 사회 분위기는 곤란하다. 이런 풍조가 사회 전반에 확산됨으로써 각종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더구나 삶의 최우선 가치를 '돈'에 두는 풍조 때문에 언제나 사회가 시끌시끌하지 않은가.
▲자유경제 사회에서 그 격차가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기는 하나 그 차이를 최소한 줄이려고 노력하는 게 선진국들의정책이며, 사회 구성원 사이의 갈등을 풀어 질서를 유지하게 하는 덕목도 되고 있다. 우리도 이젠 '확장'과 '발전'만이 최고의 미덕이던 시대를 거쳐 '나눔'과 '공생'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부유층은 부유층대로, 서민들은 서민들대로박탈감과 허탈감에 휩싸여 있다는 진단이 나오지만, 그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는 여러 말을 할 필요조차 없으리라.
▲서울 안국동의 한 재활용품 전문 매장 '아름다운 가게'가 지난 18일 개점 이후 연일 문전성시라 한다. 사람들이 너무 몰리자 '한 사람이 물건 세 개 이상을 살 수 없다'는 새 규칙까지 생기게 됐을 정도다. 이 가게의 인기 비결은 중고 물건을 자원봉사자들이 새것처럼 손질해 싼값에 팔기 때문이지만, 그보다 더 아름다운 진짜 이유는 이곳에서 생기는 수익금이 모두불우이웃을 위해 쓰이는 탓이다. 서로 나누는 마음과 재활용 정신을 배울 수 있는 '아름다운 나눔의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개인과 가족의 극단적 이기주의의 병폐에 신음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식을 위해 분골쇄신하는 부모들의 희생에 이제 더 이상 우리 사회의 미래를 걸 수 없게 됐다는 말이 나오기까지 한다. 배우고 가진 사람들의 생활이 사회의 모범이 되지 못한다면 그 사회는 더 많은 고통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된다. 요즘은 한겨울 날씨를 방불케 하는 추위가계속되고 있다. 추위와 굶주림에 떠는 불우이웃들에게 '나눔'의 미덕을 아끼지 않는 따스하고 사랑이 넘치는 사회를 꿈꿔본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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