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해복구로 재정 압박 지자체 빚얻기 잰걸음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들이 올해 잇따랐던 수해복구에 필요한 지방비를 마련하기 위해 지방채 발행으로 빚내기가 불가피해지고 이것도 모자라 중앙정부를 상대로 돈구걸에 나서는 등 사업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내년도 각종 개발사업 예산을 수해복구에 우선 집행하는 경북지역 지자체들은 이미 추진중인 대형 프로젝트 사업에 드는 지방비 부담분을 확보하지 못해 중단위기에 놓일 처지를 맞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 여름 집중호우와 태풍 루사의 피해복구에 필요한 자체 부담액 968억여원의 마련을 위해 지난 99년 이후 3년만에 처음으로 350억원의 빚을 내기로 했다. 경북도는 지난 21일 9천573억원의 제2회 추경예산을 짜면서 중앙지원금으로 부족한 복구비로 97억원의 예비비를 보태도 모자라 3년만에 처음으로 지방채를 발행키로 한 것.

또 김천시가 240억여원, 성주 67억원, 상주 58억원, 울진 53억원 등 경북 각 시·군들이 전체 수해복구비 가운데 자체부담하는 이들 사업비들도 대부분 빚으로 메꿔야 할 형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자립도가 10.9%인 95억원에 불과한 영양군은 올해 수해복구에 필요한 자체부담분 36억원을 내년도 개발사업 예산으로 우선 집행토록 했다. 또 내년 프로젝트 사업의 군비부담 예산은 중앙정부를 통한 지방 교부세 확대요구 등 돈확보에 나섰다.

영양군은 최근 김용암 군수를 단장으로 한 '예산확보 사업 홍보단'을 구성, 행정자치부와 보건복지부 등 중앙정부의 관련부처를 방문해 내년도 지방교부세 700억원 지원과 각종 개발사업의 국비지원을 요청했다.

군은 최첨단 복지시스템을 갖춘 노인복지 요양시설 건립 필요성과 국비 15억원지원 △노인인구 비율이 20%가 넘는 지역여건을 감안한 노인복지회관 건립 필요성과 국비지원 △일월산 천문대 조성과 지역 개발사업에 대한 국비지원 등도 건의했다영양군 관계자는 "올해는 수해복구에 많은 예산이 소요돼 자체 부담액은 우선 내년도 사업예산을 집행키로 했다"며 "때문에 내년도 각종 개발사업이 위기에 놓여 서둘러 지방교부세나 국비지원을 건의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영양뿐 아니라 재정규모가 열악한 지자체들의 수해사업 부담액 마련에 모든 예산을 집중해 내년 사업중단 등 차질이 예상, 자자체마다 중앙예산 확보를 위한 돈구걸 활동에 내몰리고 있다.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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