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한 바 대로 이회창.노무현.정몽준 세후보는 '현대전자 주가조작사건'의 폭로공방에 정신이 다 팔려버렸다. 우리는 이익치 현대증권 전 회장이 '정몽준 후보의 주가조작개입설'을 폭로한 직후 본란을 통해 이것이 밑도 끝도 없는 폭로전이 될 것임을 예고하고, 지금 상황에서 이 문제는 당사자의 해명과 국민의 판단에 맡길 일이지 타후보들이 부화뇌동해서 여론몰이로 몰고가지 말것을 경고한 바있다.
그런데도 사태는 '기회는 이때다' 식으로 상대방 약점 물고늘어지기에만 정신이 팔렸으니 유권자를 위한 정책대결은 도대체 언제 시작할 것인가, 참으로 딱하다.
결론적으로, 대선이 50일밖에 안남은 상황에서 정 후보가 주가조작의 범법자인지 아닌지 가려내기란 쉽지않다. 아니 불가능하다. 국조(國調)든 특검이든 그것은 또하나의 '대선전략의 도구화'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이익치씨가 귀국해서 그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익치씨는 국내에 들어올 수가 없다. 그는 우선 문제의 박노항 전 원사에게 금품을 주고 아들들을 카투사에 입대시킨 혐의로 검찰에 의해 지명수배돼 있다.
또 현대전자의 외자유치때 이씨의 보증각서를 믿고 지급보증했다가 2천400억원을 날린 중공업측이 손해반환소송을 낸 것도 그가 돌아올 수 없는 큰 이유다. 결국 범법혐의로 피해다니는 사람의 '옥외방송'에서 진실에의 접근은 어렵다는 말이다. 더구나 지금 이 시점에서 정 후보가 설사 주가조작에 개입했다 한들 "나 그랬소" 할 바보인가.
세 후보는 제발 소모적인 정치공방을 그만두라. TV토론을 통한 검증으로 문제를 풀어라. 이회창 후보가 대세 굳히기의 안간힘으로, 노무현 후보가 대망의 지지율 20%선 돌파를 위해 이 정풍(鄭風)을 써먹는다면 신사적이지 못하다.
세 후보 모두 '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이라는 식으로 대권을 쥐려해선 안된다. 차별화된 정책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것, 국민들은 지금 그것을 보고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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