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31일 총 111조7천억여원에 달하는 새해 예산안에 대한 부별심사에 착수하자 마자 위원들간 자기지역 예산 챙기기 경쟁이 벌어졌다.
특위는 이날 경제부처에 이어 1일 비경제부처에 대한 부별심사를 거쳐 곧바로 예산안조정소위를 가동키로 함에 따라 정책공방을 자제하면서 예산안 세부항목에 대한 심사 중심으로 비교적 신속하게 회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위원들은 전체 예산의 균형적 배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타 지역 사업예산에 대해선 '비효율적'이라고 몰아붙이며 전면 철회나 재검토를 요구하는 등 자기 지역 예산 확보에 몰두했다.
경북 경산.청도 출신 박재욱(한나라) 의원은 "경부고속철도 2단계 사업의 조기완공을 위해 사업비 증액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평화의 댐 2단계 건설사업은 북한과의 협의가 진행된 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765억원의 예산은 삭감돼야 한다"고 재원 확보 방안까지 제시했다.
난개발지역인 경기 용인갑 출신 남궁석(민주) 의원은 "용인 서북부에서 업자들이 기반시설 설치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단지를 작게 쪼개 개발하는 바람에 도로와 학교도 없는 상태에서 아파트만 들어서 교통지옥이 되고 있다"며 "정부가 약속한 대책을 시행하지 않고 예산도 반영안해 민심이 돌아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 남갑 출신 민봉기(한나라), 인천 계양 출신 송영길(민주) 의원은 "인천 지하철 1호선의 송도 신도시 연장사업의 국비지원이 반드시 배정돼야 한다"며 "수도권 교통난 해소를 위해 서울지하철 7호선을 경기 부평, 부천, 인천으로 연결하는 사업의 착공비도 반영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예결위 한나라당 간사인 권기술(울산 울주) 의원은 "울산 신항만 방파제사업비에 총공사비의 55%인 1천135억원만 투자됐다"며 "내년말 완공을 위해 610억원을 증액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울산-해운대간 고속도로 구간의 온산인터체인지 건설지연 이유를 따졌다.
강원 홍천.횡성 출신 유재규(민주) 의원은 "원주-강릉간 철도 건설사업의 설계비조차 계상안돼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경쟁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남 사천 출신 이방호(한나라) 의원은 "사천 등 경남서부 지역에 항만시설이 부족하므로 삼천포 신항 지원이 매우 시급하다"고 각각 주장했다.
쌍용자동차 공장이 있는 경기 평택을 출신 정장선(민주) 의원은 "쌍용자동차의 무쏘픽업에 대한 특소세 부과 방침은 법적용의 형평성을 상실한 것"이라며 특정기업 관련 정책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타지역 예산을 삭감하기 위한 발언도 잇따랐다. 경북 영주 출신 박시균(한나라) 의원은 "전남도청 이전은 전남도민과 광주시민간 분열과 반목을 일으키고 타당성이 없는 사업이므로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민봉기 의원은 "김제공항 건설계획은 전면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남 산청.합천 출신 김용균(한나라) 의원은 질의 자료에서 "4천594억원이 투입되는 호남선 전철화 사업을 2001년부터 2004년 사이의 짧은 기간에 완료해야하는 이유가 뭐냐"며 "16조원대에 달하는 호남고속철도 착공은 전철화 사업과 중복투자"라고 주장했다.
경북 포항북 출신 이병석(한나라) 의원도 "고속도로 조사사업이 전남지역은 5개 노선인데 비해 경북은 1개 노선밖에 안된다"며 지역편중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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