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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림 맛 유과 450년 동안 제수용 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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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실마을에서 450여년의 전통을 이어오는 내림음식의 하나인 유과. 이 마을의 유과 내력은 권벌이 비록 관직을 박탈당하는 비운을 겪었지만 사후 선조임금에 의해 영의정으로 추증되고 불천위 제사를 지내라는 명을 받고 난 후부터다.

차종부 손숙씨는 "제사를 모시기 몇 주전부터 며느리들이 종가에 모여 음식을 장만하는 풍습에서 시작돼 450여년 동안 제수용으로 만들어 올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닭실의 유과는 크게 3종류. 치자.흑임자(검은깨).자하초.껍질 벗긴 깨 등을 입힌 오색강정과 넓적하게 튀겨 만든 산과 및 약과다. 특히 오색강정은 제수용으로 뿐만 아니라 손님상에도 자주 올라 명문대가의 기품을 풍기며 감탄을 자아내곤 했다.

안동 임청각에서 22세 때 시집을 왔다는 이임형(71)할머니는 "예전엔 제사 스무날쯤 전부터 유과 만드는 일을 시작했지. 직접 농사를 지어 거둔 곡식으로 만들어야 해. 과정이 여간 세심하고 복합하지가 않아 "라고 말했다.

영주 휴천이 친정인 송재규(75) 할머니는 "언젠가 노종부가 우환이 있었을 때 제사는 다가오는데 너댓번을 거듭해도 유과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애를 태웠지.유과는 평생을 해도 큰소릴 칠 수 없을 정도로 만들기가 어려워"라고 했다.

현재 평균 연령 60대 중반인 20명의 부녀회원들이 지난 90년부터 내림음식의 비법을 전승하고 있다. 여러손이 한손처럼 움직여야 바삭바삭하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유과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이들이 틈틈이 만들어 판매하는 양은 연간 2천500만~천만원선.

이임형 할머니는 "생명처럼 받드는 제례가 없었으면 이런 음식은 전수되지 못했을 거요"라며 유과만들기는 종가의 내림음식을 이어가고 마을 부녀자들의 단합을 일궈내는 일종의 '두레'라고 강조했다.

김진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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