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경북 경산에서 발생한 '5명 일가족 사망 사건'(매일신문 12월 28일 보도)의 부검 결과, 40대 가장 A씨는 목을 매 숨졌고, 나머지 4명은 경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부모와 자식을 포함해 조부모까지 3대 가족이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는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사망 원인을 두고 여러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가장에 의한 일가족 몰살?
29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대구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에서 실시한 부검 결과, A(49) 씨는 목맴에 의한 사망, A씨 아내(44)와 아들(13)·A씨 부모(78·68) 등 나머지 4명은 경부 압박 질식사로 보인다는 예비 부검 소견이 경찰에 전달됐다.
경찰과 국과수는 약물에 의한 중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약독물 검사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약독물 검사 등 결과를 토대로 이들의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계획이다. 약독물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3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들의 정확한 사망 원인과 범행 동기, 경위 등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날 부검과 함께 이뤄진 아파트 현장 감식에선 숨진 이들이 발견 당시 비교적 반듯한 자세로 누워있던 점, 외부 침입 등 범행에 대한 저항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이 확인됐다.
경찰은 부검 소견, 현장 감식 결과와 함께 A씨 등의 통장 거래 내역을 확보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또 현장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숨진 이들의 귀가 순서와 당시 모습 등도 확인하기로 했다.
A씨 가족과 부모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고, 현재까지 유서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미궁에 빠지는 사망 원인
통상적인 가족 참변과 달리 조부모까지 3대가 2곳의 장소에서 거의 동시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사인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이 확산되고 있다.
경찰의 감식 결과 유서가 없었고, 유족들 조사에서도 해당 가족에게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는 진술을 확보함에 따라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심각한 채권, 채무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은 없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되지 않아 가까운 유족들을 상대로 탐문을 벌였으나 '최근 특별한 사안을 발견한 기억은 없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이 발생한 두 집에 홈비디오 등 내부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사건 당일 상황을 현재로선 알 길이 없다. 다만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A씨의 신원은 사건 전후로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로 확인했으나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진행된 부검에서 경추 압박사로 밝혀진 피해자 4명 손톱에서 A씨의 DNA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손톱의 DNA 검출 여부가 반항 유무를 결정짓는 유일한 단서는 아닐 뿐 아니라, 살해 후 반항이 없게 보이도록 시체를 옮기는 경우도 많아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 중이다.
한편, 이번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는 경산에서 부자 동네로 꼽히는 지역이었으나, 최근 인근에 신규 고급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집값이 조금 주춤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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