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아무나 하나? 대선을 코앞에 둔 정당들의 면면을 보면 우후죽순당인지 번갯불에 콩구워 먹는 당인지 분간이 안갈 정도다. 군소정당만도 무려 9개다. 민주노총이 중심이 된 민주노동당에다 우리겨레당·노인권익보호당·민주광명당·사회당·민주공화당·사회통일당·복지민주통일당, 그리고 사흘전엔 한국노총의 민주사회당까지 생겨났다. 모두가 이땅을 천당처럼 만들겠다고 나섰으니 국민들은 환영해야 할 일이나 정작 사태는 거꾸로다. 배가 산으로 가게 생겼기 때문이다.
어제는 정몽준 후보의 국민통합 21이 창당했다. 때 맞춰 잠잠하던 이인제 의원까지 서산낙일(西山落日)의 JP 와 뜬금없이 '중부권 신당'이란 것을 만들겠다고 나섰으니, 도대체 정치판이 어디로 어떻게 굴러갈건지 황당할 밖에 없다. 각기 주장하는바, 정체성(正體性), 목표가 뭔지 알 수가 없다는게 시중여론이다.
정몽준 후보도 답답하다.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이란 총론적 구호만을 내걸어놓고 얼굴마담(당대표) 하나, 그깟 국회의원 하나 못구하고 있으니 딱하다. 의혹투성이인 현대그룹과의 관계에도 명쾌한 답이 없고, 갑작스런 대북 강경발언도 의아하다. 현안들에 대한 모호함, 구체성의 결여가 지금 그의 '이미지'다. 지지율 하락은 결국 '중부권신당'의 태동에도 빌미를 제공할 참이다.
도대체 '중부권 신당'이란 건 또 뭔가? 지켜볼 일이긴 하나, JP계열과 이인제 의원 계열, '소수점 지지율'의 이한동 전 총리 등이 당만들기 즉 작당(作黨)의 주역이 될 모양이다. DJP 연합이 실패로 끝나면서 자민련의 수명은 사실상 끝났거늘 이 무슨 저의인가? 갈라진 영호남을 이제야말로 뭉쳐도 시원찮을 판에 또 충청도당을 만들겠다면 그건 국민에 대한 보답이 아니다.
더구나 이인제 의원은 '민주주의에 대한 불복'이라는 평생의 멍에를 지고있지 않은가. 작금, 내로라하는 정치인들의 백가쟁명(百家爭鳴)을 보니 평생 정치권의 밥을 먹은 위인들이 장세동·서상록씨 같은 군소후보들 보다도 훨씬 못났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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