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 하는 오후

꽃이 피기만 하고 지지 않는다면

낙화의 황홀함

그 황홀로 영그는 열매

어떻게 만날 수 있으랴

지는 것의 장함이여.

사람이 사는 일 또한 이러하려니

꽃이파리 날리듯 저리 가벼워지려면

가질 건 그 무엇이며 버릴 건 또 무언가.

-문무학 '지는 꽃 앞에서'

오늘은 꽃이 지고 열매가 영그는 계절의 절정이다. 꽃이 피기만 하고 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지옥! 그래야만 낙화가 황홀 할 수 있다. 가을은 낙화의 또다른 얼굴이다.

꽃이파리 날리 듯 저리 가벼워진다는 것의 의미를 새기는 일은 어렵지 않다. 문제는 실감하는 일이고 육화하는 일이다. 실감의 지난함, 그것 때문에 저잣거리는 일상의 악다구니가 그득하다. 더불어 그 악다구니가 바로 삶의 황홀이다. 김용락(시인)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