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유통업계가 '롯데폭풍'영향권에 접어들면서 지역 경제에 미칠 파장이 만만찮 을 전망이다. 그렇잖아도 과잉공급 상태인 지역 유통업계에 업계 부동의 브랜드 파워를 가진 롯 데의 진출은 출혈경쟁을 넘어 기존 유통업체들의 토대를 뿌리째 흔들 가능성이 크 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이 대구·동아백화점의 매출을 상당부분 잠식할 전망이고 새 수 요층 창출도 기존 로드숍이나 쇼핑몰의 소비층을 잠식할 것으로 보여 지역 유통업 계의 수익구조 악화는 피할 수 없다.
롯데 대구점이 인력채용, 입점업체 선정, 광고.판촉에 들어가면서 지역업체에 당 장 여파가 미치고 있고 지역 경제 차원에서도 마이너스(-) 효과가 현실화되고 있 다. 소비자들도 겉으로는 백화점간의 물량공세로 갖가지 혜택을 누리겠지만 멀리 보면 과잉소비 부담이 가정경제의 적신호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을 우려하고 있 다.
▨피곤한 지역백화점=지역 백화점들은 먼저 직원이탈 막기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 ·동아백화점이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는 부분은 매장의 매출을 좌지우지하는 유능 한 '숍 마스터'(코너장)의 이탈이다.
대구백화점의 경우 억대 숍마스터만 50여명 에 달해 수천명의 단골고객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들이 경쟁업체로 옮겨 갈 경우 입을 타격은 엄청나다.
롯데는 이들에게 더 높은 판매수수료율을 주고 스카우트에 나설 것으로 보여 내년 1월쯤이면 숍마스터의 이동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양대 백화점의 일반직 및 판매직원들도 술렁거리고 있다.
대구·동아백화점의 임 금수준이 롯데의 70%선 안팎에 머물고 있기 때문. 롯데의 과장급 초임이 연봉 3천 900만원 수준인데 지역 백화점의 임금은 연평균 2천500만원 선이다.
롯데 대구점이 문을 열면 줄잡아 2천500여명, 2004년초 상인점까지 열면 4천여명 의 직원이 필요해 지역 유통업계는 필수요원 이동이 불가피해서 한 바탕 홍역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브랜드 지키기도 비상이다. 대구.동아백화점은 강한 브랜드 흡인력을 가진 롯데와 의 전면적인 경쟁은 솔직히 힘에 부칠 전망이다.
양대 백화점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명 브랜드에 대한 입점압력이 알게 모르게 가해 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비통, 페르가모, 까르띠에 등 이른바 해외명품과 버버리, 베르사체, 아르마니 등 세계유명브랜드는 물론 일반 국내 유명 브랜드들 도 롯데백화점의 개점과 동시에 아니면 6개월 이내에 '전국적인 바잉파워를 자랑 하는 골리앗 롯데에 입점하든가, 아니면 옛정(情)을 지키며 매출감소를 감내하든 가'라는 선택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해외 브랜드는 국내 기업보다는 압박 강도가 덜 하겠지만 상권판도 변화에 따라 자발적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도 있다.
김호범 대구백화점 기획실장은 "아직은 숍마스터나 브랜드의 이탈 움직임이 없지 만 내년 1월이면 브랜드나 숍마스터의 이탈정도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며 "제살 깎기식 출혈경쟁을 지양하고 공정경쟁을 통한 유통업계의 한단계 성숙이 아쉽다" 고 말했다.
▨입점업체도 고달프다=롯데는 지역 백화점보다 적게는 5%, 많게는 10% 이상 판매 수수료를 더 받고 있다.
그러나 입점업체들은 롯데백화점에 못 들어가서 혈안이다. 20개의 전국 백화점 점 포망을 가진 롯데의 엄청난 구매력 즉 바잉파워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
이때문에 업체들은 점포당 매출이익이 적더라도 롯데에 입점하려 하고 또 롯데백 화점의 판매수수료율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 롯데백화점은 엄격한 매출관리로 실적이 저조한 업체에 대해서는 가감없이 퇴 출을 시키는 영업방식을 채택, 입점업체들은 살아 남기 위해서 울며 겨자먹기 식 으로도 롯데의 영업방식에 충실해질 수밖에 없다.
서동주 동아백화점 경영기획팀장은 "지역의 양대백화점은 많아야 5개 미만의 점포 를 갖고 있는 만큼 바잉파워의 우위는 분명 롯데가 점하겠지만 입점업체들은 낮은 판매마진과 출혈경쟁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드숍(Road Shop)도 예외없다=롯데 대구점 개점을 앞두고 동성로 북편 상권(밀 리오레에서 대구역사까지)에 있는 1천여개 로드숍의 권리금과 임대료가 상당폭으 로 올랐다. 과연 동성로를 중심으로 한 로드숍들이 기대대로 롯데입점에 따른 매 출상승 효과를 볼 수 있을까.
부산 광주 대전 등 롯데백화점이 들어선 지역에서는 로드숍도 예외없이 큰 타격을 입었다. 롯데는 카드회원 할인, 세일, 사은품 증정 등의 물량공세로 소비자들에 게 로드숍보다 10~15% 정도 싼 가격으로 공급, 길거리 영세업체들의 설 땅을 빼앗 았다.
이들 지역에서 롯데백화점이 문을 연 이후 로드숍은 권리금 하락과 판매부진으로 1년 이내에 문을 닫는 업체가 속출했고 대전 등지에서는 이에 반발한 상인들이 대 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대구에서는 백화점과 중복브랜드를 가진 동성로의 의 류 로드숍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돼 생존에 비상이 걸렸다.
▨소비자는 마냥 좋은가=백화점 관계자들은 내년에 롯데를 비롯한 3개 백화점이 소비자들에게 쏟아 부을 사은품 및 경품비용만 4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지역 소비자들은 내년 봄부터 백화점이 펼칠 물량공세에 즐거 운 비명을 지를 것 같다.
특히 롯데가 적어도 6개월에서 1년간은 카드회원 할인, 세일, 사은품 제공 등의 무차별 물량공세를 펼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롯데쪽으로 쏠릴 가능성 이 크다.
그러나 이같은 물량공세는 백화점의 수익구조를 악화시키고 이는 또 입점업체의 부담으로 돌아가 가격인상으로 연결될 소지가 크다. 결국은 소비자들이 가격인상 부담을 떠 안을 수밖에 없다.
구정모 대구백화점 대표이사는 "소비자들이 당장 손에 들어오는 경품이나 사은품 으로 공짜 혜택을 입는 것처럼 여기겠지만 결국은 그 부담을 소비자 자신들이 안 게 된다"며 "업체간 과당경쟁을 막을 수 있는 현명한 소비태도가 요구된다"고 말 했다.
내 주머니돈이 나가지 않으면 거대 백화점들이 뿌리는 경품은 결국 '그림의 떡'. 내수경기가 불투명해지는 이 시점에서 어떻게 백화점들의 열전을 헤치고, 가정 살 림에 보탬이 되고, 지역경제도 활성화시킬 수 있을지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때 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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