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쟁력 있는 캠퍼스-가야대학교

가야대 신소재공학부 정영수(42) 교수는 학생들에게 늘 미안하기만 하다. 한 달에 한 번꼴로 해외출장을 핑계(?)로 자리를 비우는데다 거의 매일 오후 3시만 되면 퇴근하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방학때는 모교인 일본 동경공업대학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신물질 연구에 매달리는 바람에 학생들 얼굴도 못봤다.

하지만 정 교수에 대한 불만은 다행히(?) 아직 없다. 해외학회 참석과 선진국 관련업체 방문으로 얻은 산 지식이 수업을 통해 고스란히학생들에게 전수되기 때문이다. 또 삼성그룹 자문교수를 맡고 있는 정 교수의 산학협동과제와 업체 기술지도가 잦을수록 참여 학생들의 연구실력이늘고 취업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

"학생들에게 소홀하지 말자고 매일 다짐합니다. 아침 7시에 학교에 도착해 수업을 준비하고 모자라는 부분은 집에서라도 챙깁니다. 한 달에 한 번씩은 학생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저도 많은 것을 배웁니다".

지난 93년 가야요업대학으로 출발한 가야대가 짧은 역사에도 적잖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은 학생들의 의욕과 함께 정 교수처럼 열의로 가득찬 교수진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실제로 이 학교 전임강사 이상 교수의 43.7%는 해외 학위를 갖고 있으며 평균 연령도 40세일 정도로 젊다.

특히 '취업 제일주의'를 내건 학교답게 실무중심의 교육을 펴 지난해 교육인적자원부의 순수취업률 조사에서 68.7%로 전국 164개 일반대학 가운데 상위 30위권 대학에 포함됐다. 생산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험을 강조하다보니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실습형 도자기공장에선 학생들이 시약 병 대신 말통과 포대에 든 약품을 쓰는 데 더욱 익숙하다는 게 정 교수의 귀띔.

"매년 실시하는 일본연수를 다녀오면 학생들의 눈빛이 달라집니다. 우리 선조가 전수한 도자기기술로 세계를 제패한 일본의 세라믹 강국 자리를되찾겠다는 각오들이죠. 올해부터는 해외연수를 무상으로 실시키로 해 학생들의 관심이 대단합니다".

가야문화의 세계화.실무형 인재양성 및 세라믹특성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야대의 특성화정책은 내년부터 더욱 활성화될 전기를 맞았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올해 처음 실시한 지방대학 육성사업에 '세라믹기술교육센터 설립'과제가 채택된데다 국제관광통상학부 등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학과 중심의 김해캠퍼스가새로 문을 열게 된 것.

이 가운데 국고지원금 8억2천만원을 포함, 오는 2004년까지 모두 32억원을 투입하는 세라믹센터에서는 재학생.졸업생 및 지역 관련업체 종사자에게 실무교육.기술지원을 실시, 전문가다운 전문가를 양성하게 된다.

아울러 도예캠프를 상설운영하고 관련 문화상품 개발에도 적극 나서 지역민들의 문화욕구도 충족시켜 줄 계획이다. 대학측은 세라믹센터 개소로 대학뿐 아니라 인근공단에 산재한 업체들의 기술력과 정보력이 향상돼 지역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수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기업체에서 저마다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제자들을 만날 때면 정말 보람이 큽니다. 마치 흙 속에 묻혀 있던보석을 찾아낸 그런 기쁨은 아무나 느끼지 못하는 것 아닙니까".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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