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문단의 으뜸상으로 꼽히는 중앙시조대상을 대구의 중견 시조시인들이 내리 3년째 연속 수상해 대구·경북이 시조문학의 본향임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이 상은 2000년 박기섭 시인이 '구절초 시편'으로 수상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민병도 시인이 '가을삽화'로, 올해(제21회)는 이정환 시인이 수상하게 돼 대구 시조문단의 겹경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구나 세 시인은 1980년대 중반부터 10년간 오류동인으로 활동한 인연도 특이하다. 이정환 시인의 수상작은 지난 8월 펴낸 시조집 '가구가 운다, 나무가 운다'에 수록된 '원에 관하여 5'란 시조.
이 작품은 아직도 활용되고 있는 농경시대의 농기구들을 소재로 삶의 깊이를 천착해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한 작품으로 정신의 깊은데까지 파고들면서 삶의 참된 자세를 압축된 영상미로 완숙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시인은 "몇 줄의 시와 맞닥뜨리기 위해 일생을 바쳐 수고의 땀을 흘려야 함을 역설한 릴케의 말을 늘 버들채찍으로 삼아왔다"며 "시조를 위해 달려온 먼 길에 시방 주름이 잡혔다 환히 펴지는게 보인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세 시인은 "시조시단의 노벨상으로 불리며 문단에 공로가 많은 원로들에게 주던 큰 상을 받아 기쁨보다 책임감이 앞선다"며 "정형의 창의적 공간안에 내용과 형식을 새롭게 아우르는 일과 부단한 실험정신 추구에 혼신을 다할 것"이라 다짐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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