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변화의 熱望' 제대로 풀기를

국민은 '50대의 새 일꾼' 노무현 당선자에게 이 나라 5년의 운명을 쥐어주었다. 3김시대의 퇴장에 따른 새로운 리더십의 출현 희망을 국민들은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그것은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열망의 반영이기도 하다.그만큼 당선자가 해야할 일은 지금 당장 너무나 많다.

무엇보다 당선자는 치열했던 선거의 후유증 치료에 정치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금, 내년경제는불안하고 현정권의 리더십은 한계에 부닥쳐 있다. 게다가 노무현 당선자는 '전쟁과 평화'라는 극단논리로 승부를 걸어야 했을 만큼 유권자들도 패가 극명하게 갈렸다. 아니, 후보자들이 패를 가른 것이다. 그리고 국민은 당선자에게 압도적 지지를 주지는 않았다. 당선자는 축배의 잔을 들면서 이점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이번 선거 역시 후보들이 내건 정책은 많았으되 당락이 그 정책의 차이 때문에 갈린 것이 아님을 국민들은 안다.상대방을 깎아내린 심각한 상황, 선거막판 TV광고를 보면 노 당선자와 이회창 후보 모두 인격적·사회적으로큰 문제가 있는 인간들로 기억돼 있다.

선거후유증의 세척, 그것은 절반의 승리에 겸손하고 '절반의 불안'에 귀기울임으로써 가능하다. 노(盧) 당선자는 노(老) 후보의 상심과 거대야당의 동요(動搖), 반대쪽에 선 절반의국민들의 아쉬움을 생각하며 자세를 낮추어야 한다. '국민대화합'은 바로 거기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이번 대선을 통해 표출된 국민들의 몇가지 '불안심리'도 당선자가 염두에 둬야할 대목이다. 특정후보에게한자릿수의 지지밖에 보내지 않을 만큼 '동서 분할'구도가 죽지않고 살아있다는 기막힌 현실, 비록 깨어지긴 했지만 당선자가 여전히 좬유효하다"고 주장한 정몽준 대표와의 '공동정부'등 단일화 약속의 추진문제가 향후 여소야대 정국에서 어떻게 매듭되느냐 하는 것은 당장의 불안감이다.

또 상대후보와 극명하게 대립했던 북핵 및 대미(對美)관계의 새로운 설정문제는 국민들뿐 아니라 당장 미국·일본 등 우방들의 초미의 관심사라는 점에서 당선자의 행보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그리고 당선자는 정권인수 준비기간 동안 선거전에서 쏟아붓다시피 했던 공약들의 이행가능 여부를 빨리 점검해보기 바란다.

대통령은 당선 전과 이후에 원칙과 일관성을 보여주어야 함이 당연하지만 졸속으로 내걸었던 공약까지 5년을 끌어안고 간대서야 말이 아니다. 이것은 나라를 위해, 그 스스로 채웠던 족쇄를 풀어주고자 함이다.5년전 김대중 당선자가 내걸었던 개혁공약-의약분업과 건보통합은 약속은 지켰으되 결과는 참담 그것이었다.

우리에겐 위약(違約)에 대한 책임보다 결과에 책임지는 대통령이 필요한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전국의 각 지방이 공통으로 요구하고, 또 당선자가 확인했던 '돈 안드는 약속'-지방분권, 지방자치의 확대가 내년 대통령의 주요임무의 하나가 될 것임을 기대한다. 그것은 노무현 당선자가 걱정하는 바, 서울의 비대화에 맞물린 전국 지방민의 수십년 숙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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