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집단 사육지 경주시 서면 일대가 빚더미를 견뎌내지 못한 양돈농의 야간도주와 전업, 도산에다 외상 사료값에 돼지를 공증한 일부 양돈농이 빚 갚으려 돼지를 팔았다가 사료회사로부터 형사고발 당하는 등 평온했던 고을이 돼지값 폭락으로 술렁이고 있다.
구제역 파동으로 재작년 3월부터 돼지 수출길이 끊기고 정부 비축사업마저 중단된데 반해 수입돼지고기 증가와 소비위축 등이 겹쳐 양돈농가들의 고통이 깊어지고 있다.
경주 전체 사육돼지 15만1천여마리의 3분의 1인 4만5천여마리를 사육하는 경주 서면 경우 양돈이 농가소득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서면 양돈 작목반은 지난 98년 단일 품목으로서는 전국 최대 집산지로 뽑혀 500만불 수출탑을 받았고 연간 50억원 이상 매출실적을 올렸고 당시 서면에서는 100여농가에서 10만여 마리의 돼지를 사육했다.
그러나 돼지값이 생채 1kg당 1천450원으로 손익분기점(kg당 1천900원)을 밑도는데다 IMF이전 20kg들이 포대당 5천원선이던 사료값은 8천500원까지 상승, 일부 양돈농이 외상 사료값과 부채를 못견디고 야간 도주하기도 했다.
아화농협 정영수(61) 조합장은 "인건비는 고사하고 새끼 돼지 구입비 6만원과 사료값.약품값 등 110kg기준 마리당 21만원을 받아야 적자를 면하지만 이대로 가면 양돈농 도산이 속출할 것"이라 말했다.
정 조합장은 "서면 양돈농은 대부분 사료회사에 공증돼 빚 독촉을 받아도 팔지 못하는 신세"라 했다.
1천마리 이하 소규모 영세 양돈농들은 무리한 시설투자로 빚져 양돈포기나 전업 및 도산 사례도 적잖다.
돼지 2천마리에 빚 4억원을 지고 야간 도주한 박모(40.서면)씨 경우 매년 사료값은 오르는데 반해 돼지값은 폭락해 재산을 정리, 빚 2억원 가량을 갚고 2억원은 갚지 못해 자취를 감췄다.
김모(60.서면 서호리)씨 역시 4천여마리의 돼지 사료값을 갚지 못해 재산을 처분해도 2억원을 빚져 고용살이를 하고 있다.
외상 사료값에 공증된 돼지 1천마리를 빚갚는데 쓰려고 처분했던 전모(40.서면)씨는 사료회사의 형사고발로 옥고를 치렀다.
3년거치 7년상환 정부 융자 2억1천만원을 지원받은 박찬(50.서면 아화리)씨는 "7년간 돼지 1천마리 사육에 빚이 눈덩이처럼 늘었다"며서 돼지고기 수입중단과 소비촉진을 촉구했다.
박씨는 "정책자금 이자가 예금 금리보다 비싼 연리 5%에 이르고 있다"며 "양돈농을 위한 정부의 특단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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