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식(小食)과 이식(二食)이 화제가 되고 있다.
과학적 근거에 논란이 있으면서도 하루 세끼에서 아침을 거른 두끼만 먹는 것이 좋다는 제안이 나오면서 더욱 혼란스럽다.
적은 양의 식사를 뜻하는 소식은 현대인의 식습관, 즉 영양과잉 상태를 초래하는 과식(過食)을 경계하는 의미로 사용돼야 한다. 맹목적인 소식으로 인해 영양이 부족할 정도로 적은 양을 섭취하거나 허기가 생길 정도라면 건강이나 장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평소 세끼에 익숙한 사람이 건강을 위해 혹은 비만을 비롯한 각종 질환을 치료할 목적으로 갑작스레 한끼를 줄이면 점심이나 저녁에 자신도 모르게 과식이나 폭식으로 이어져 오히려 비위를 상할 수 있다.
바른 식습관은 양적인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 한의학적 시각이다.
소식보다는 바른 식습관인 정식(正食)이 중요하다.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서는 음식과 관련해 식사의 양 외에도 음식의 맛, 음식의 온도 등을 지적했고, 이후 많은 의학자들이 규칙성, 분위기 등에 대해 제안했다.
예를 들어 식사의 양과 관련해 신체의 정기(精氣)가 오미(五味)인 음식으로부터 만들어지지만 음식으로 인해 비위(脾胃)를 상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적정 양을 조절해야 함을 강조했다.
당나라의 의학자 손사막(孫思邈)은 '배고픈 듯 할 때 먹고 배부른 듯 할 때 그치라'고 해 정시에 일정량을 유지, 과식하지 말라고 말했다.
음식의 맛과 관련해서 오미(五味), 즉 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짠맛이 지나치면 오장(五臟)을 상할 수 있으므로 강한 맛을 피하고 담담한 맛을 권했다. 음식 맛이 어느 한 맛에 편중하지 말아야 함을 지적한 것이다.
또 비위가 허약하고 찬 사람은 찬 음식이나 과일 등을 먹으면 비위의 양기를 상하게 된다.
이럴 경우 오심, 구토, 설사, 월경불순, 월경통 등의 병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시장기가 돌면 허기를 면하게 하는 것이 원칙. 따라서 아침에 일어나면 허기를 면할 정도의 식사는 반드시 해야 한다. 허기를 오래두면 결국 비위를 상하게 해 신경성 식욕부진증 등이 생기게 된다. 저녁식사는 해가 질 무렵에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식사 후 소화가 충분히 된 다음 잠자리에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치료보다 예방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으로 병을 마무리한다거나 약보(藥補)가 식보(食補)보다 못하다는 말이 있다.
먹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확한 지식 없이 유행따라 소식으로 자신의 몸을 시험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한의학의 양생(養生)법은 계절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 적절한 감정변화, 편안한 거처, 절제된 성생활 등을 고루 강조하고 있다.
장수노인들은 유행을 따르지 않고 한결같이 자신만의 균형을 스스로 지켰음을 알아야 한다. 경산대 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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