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4일 "최근 현대상선의 대북송금 문제를 둘러싼 논란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치게 되어 참으로 죄송하기 그지 없다"고 대북송금 파문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는 대북송금의 대가로 북측으로부터 철도, 전력, 통신, 관광, 개성공단 등 7개 사업권을 얻었다"면서"정부는 그것이 평화와 국가이익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실정법상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특히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의 추진과정에서 이미 북한당국과 많은 접촉이 있던 현대측의 협력을 받았다"고 말하고 "이것이 공개적으로 문제가 된 이상 정부는 모든 진상을 밝혀야 하고 모든 책임은 대통령인 제가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여기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북한정권은 법적으로 말하면 반국가단체이며, 국가보안법에 의한 엄중한 처벌의 대상이지만 우리는 국민적 합의에 의해서, 북한에 대해 한편으로는 안보를 튼튼히 하고, 한편으로는 화해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와 같은 남북관계의 이중성과 그리고 북의 패쇄성 때문에, 남북문제에 있어서는 불가피하게 비공개로 법의 테두리 밖에서 처리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고 이해를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이번의 경우도 어떻게 하면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민족이 서로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우리 국민이 안심하고 살면서 통일에의 희망을 일구어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인가 하는 충정에서 행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야 정치권에 대해 김 대통령은 "북핵문제가 심각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때이며, 우리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칠 이라크 전쟁도 임박하고 있다"고 전제,"국익을 위해서 각별한 정치적 결단을 내려 주시기 바란다"면서 "여러분의 결정에남북관계의 미래와 민족과 국가의 큰 이해가 달려있다"고 협조를 호소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햇볕정책은 일부 비판도 있습니다만 여러가지 성과를 가져온 것도 사실"이라면서 "북한은 시장경제를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북한사람들은 남한사람들에 대한 적대와 증오로부터 이제 이해와 동경으로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며대북 햇볕정책에 대한 이해도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저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국민 여러분께서 저의 평화와 국익을 위해서 한 충정을 이해해 주시기 간곡히 바란다"면서"그리고 모처럼 얻은 남북간의 긴장완화와 국익발전의 기회를 훼손하지 않도록 관대한 아량으로 협력을 아끼지 말아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李 대통령 "돈은 마귀, 절대 넘어가지마…난 치열히 관리" 예비공무원들에 조언
尹 강제구인 불발…특검 "수용실 나가기 거부, 내일 오후 재시도"
李 대통령 "韓 독재정권 억압딛고 민주주의 쟁취"…세계정치학회 개막식 연설
정동영 "북한은 우리의 '주적' 아닌 '위협'"
강선우, 임금체불로 두차례 진정…국힘 "자진 사퇴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