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구의 30%가 흙으로 만든 집에서 살고 있다.
그만큼 흙이 우리 인체에 유익한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지난 1990년부터 우리지역의 토종 흙을 이용, 친환경 건축자재로 대변되는 점토벽돌을 만들어오고 있는 (주)삼한C1(Ceramics1)은 기술과 품질, 가격면에서 전국은 물론이고 세계시장 한 가운데 우뚝 서 있다.
회사 이름만 봐도 삼한이 추구하는 목표를 알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뚜렷한 선두주자 없이 무차별 경쟁을 하고 있는 점토 세라믹시장 부문에서 기술과 품질, 가격면에서 반드시 1등을 하고야 말겠다는 각오에서 지난 2000년 한삼화 대표이사를 비롯 전사원의 발의와 결의로 붙인 이름이다.
오로지 우리지역에서 생산되는 점토를 이용, 건축 및 보도블록용 벽돌을 생산하고 있는 삼한은 대구시 동구 신천동에 본사와 제품전시장을, 예천군 풍양면 낙상리와 울진, 의성 등 3곳에 생산공장을, 서울에 마케팅본부를 두고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한의 몸체는 판매량의 대부분을 생산 중인 예천 공장이다.
중앙고속도로 의성 톨게이트에서 내려 안계면과 다인면 소재지를 거쳐 도착한 예천군 풍양면 소재지 인접지의 공장은 온통 흙천지다.
공장부지 내에는 점토벽돌 원료인 황토가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건축현장으로 실려나갈 벽돌이 아파트처럼 정렬해 있다.
외벽을 점토벽돌로 쌓아올린 사무실 내부는 연한 색상의 벽돌로 마감, 온화함은 물론 실내공기의 청정도를 한층 더하고 있다.
친환경기업에 와있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했다.
현재 3만5천여평의 부지에 5천200평의 공장 생산라인을 가동, 건축용(190×90㎜) 보도블록용(230×114㎜) 등 점토벽돌을 연간 4천500만장이나 생산하고 있다.
삼한이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것은 양질의 벽돌재료, 즉 흙 때문이다.
공장에서 4㎞반경내 농지에 100년간 사용할 흙이 매장돼 있을 정도로 원자재가 풍부하다.
공장 내에 매장된 흙만으로도 10년간은 너끈히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공장 관계자의 얘기이고 보면 물류비용 절감 등으로 경쟁력에 그만큼 프리미엄이 있을을 실감한다.
공장에 들어서면 제토(製土)→성형(成形)→건조(乾燥)→적재(積載)→소성(燒成)→포장 과정을 통해 갓 구워낸 흙벽돌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첫 공정인 제토는 컨베어벨트로 운반된 흙이 석별기와 분쇄혼합기를 거쳐 사일로에 저장된다.
충분히 숙성되면 최종 분쇄과정에서 0.8㎜ 굵기의 극미세토로 가공, 성형 후 건조실(70℃)에서 48~56시간 말려 터널식 가마(소성로)에서 1천240℃의 온도로 27시간 굽는 과정에서 다양한 색상을 만들어낸다.
흙도 비와 눈을 맞는 등 숙성돼야 좋은 제품의 원료가 된다.
숙성이 잘 돼야 일정수분을 유지, 완제품이 갈라지거나 크기가 줄어드지 않는다.
그래서 가공된 흙을 사일로에서 10일간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또 소성로에 넣기 전 90℃로 7시간 가량 데우는 것도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삼한의 노하우다.
삼한은 흙의 자연색상과 화력(火力)만을 이용, 제품의 색깔을 다양화 하고 있다.
흔히 땅은 점토 아래 황토(붉은색)층이 나오고 그 밑엔 마사층이다.
이같은 흙 빛깔을 벽돌색깔로 이어가는 것이다.
여기에다 가마에서 구울 때 불길의 성질을 달리해 색상의 변화를 이끌어낸다.
붉은색상을 내려면 굽는 기름보다 공기량을 더 많게 한 불을 이용하면 된다.
또 불의 맑기를 교차시키면 색깔이 얼루룩덜루룩해진다.
천연 흙색깔을 그대로 보전하는가 하면 불길로 적절한 색상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점토벽돌은 불에 의한 자연스런 색상과 거친 표면의 질감에 의한 자연미가 함께 배어난다.
이같은 기술이 세계시장에 완벽한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원동력이다.
철저한 주문 생산도 삼한벽돌의 생명력이다.
열흘 전에 필요한 색상과 용도로 주문하면 공급에 문제가 없다.
제토에서 포장에 이르는 동일 생산라인을 두 개씩이나 갖춰 아무리 많은 물량이라도 거뜬히 처리해 낸다.
이같은 가벼운 몸놀림은 어느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는 힘이 되고 있다.
10년 전에 이미 다품종 생산체제를 갖춘 것이 오늘의 삼한이 있게 만들었다는 게 안삼화 대표이사의 얘기다.
황토빛에서부터 파스텔톤, 회색, 베이지색, 노랑색, 흰색, 브릿지 등 다양하게 묘사해 내가며 세계 도시를 지배해 나가고 있는 삼한은 더 많은 품종과 색상의 벽돌을 개발하는데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공장내 실험실에서는 전국 각지의 돌과 흙의 샘플이 진열돼 있다.
시료별 성분분석과 함께 흙과 돌을 깨고, 부수며, 배합하는 과정이 끊이질 않는다.
제품화까지는 물리실험 등 수십차례 테스트를 거쳐야 시제품이 생산된다고 정현규 공장장은 말한다.
삼한의 경쟁력은 직원들의 후생복리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100여명 직원들의 자녀 학비는 물론이고 본인의 학비, 해외연수비용까지 회사가 부담하고 각종 편의시설과 운동시설이 갖춰진 독신자용 기숙사도 운영 중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고품질제품 생산의 바탕이 되는 ISO 9002인증, KS마크, Q마크, GQ(중소기업우수제품)마크 획득과 함께 JIS일본공업규격, 대만공업규격 시험합격이란 세계시장 공략에 필요한 무기를 손에 쥐도록 했다.
또 삼한은 한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 100%의 완제품만 고집하고 있다.
KS규격이 190㎜에 +-5㎜를 요구하지만 삼한은 +-1㎜를 한계점으로 하고 있을 정도로 정밀한 제품만을 생산하고 있다.
광활한 공장 내에 직원은 고작 40여명에 불과하다.
생산라인에는 안전관리 요원 10명이 근무하고 있을 정도로 공장자동화를 이룬 지 오래다.
오는 9월 가동을 목표로 170억원을 투입, 최첨단 세계일류 기계설비로 바로 옆에 신설중인 공장(3천500평)은 무인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전 공정을 모두 벽돌선진국의 기술과 기계 등을 도입해 새로 갖추는 새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그동안 생산시설이 모자라 소홀했던 해외시장 확대에도 불을 지필 생각이다.
이를 위해 임원은 물론 직원들까지 수시로 해외시장을 돌아보며, 제품의 대외경쟁력을 확인하고 신규판매망을 구축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현재도 우리나라 40여개의 점토벽돌 생산공장 중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한은 오는 9월 공장증설과 함께 연간 1억만개의 생산체제를 갖추면 동종업계 세계 제일의 기업으로 거듭나면서 거대시장인 중국 개척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10여년간 단 하루도 가마의 불을 끄지 않고 있는 삼한C1은 "우리지역의 흙으로 건축물 구조물과 내외장재로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내부가 텅빈 벽돌(Hollow Brick)'을 개발, 전세계 도시를 친환경 건축물화 하겠다"는 꿈 실현이 목표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대세론' 역전 카드…국힘 "사전 투표 전 이준석과 단일화"
국힘 "75% 사수" 민주 "30% 돌파"…TK서 대선 승패 갈린다
민주당 압박에 '흔들리는 법원, 무너지는 검찰'…내부선 "스스로 지켜야" 목소리
피겨 여왕 김연아 뒤엔 '조력자 김문수' 있었다…무슨 사연?
이재명 당선되면?…"정치보복 나설 것" 53% "삼권분립 위협"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