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의 휴식을 위해 중앙 현관 앞에 서니 운동장 주변에는 지난 3월 중순에 이식한 나무들이 새봄의 맑은 대기를 호흡하며 정중동(靜中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총동창회가 중심이 되어 교정 주위에 옮겨심은 교목(校木)인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수수꽃다리(라일락) 등이다.
30여 명의 동창회 회원들은 이식(移植)된 나무 주위에 둥그렇게 둔덕을 쌓아 물을 줄 수 있는 준비를 했다.
또한 미리 주문하여 둔 하얀 통나무 버팀목을 단단하게 세웠다.
맞춤형의 그 통나무 버팀목은 나무와 닿는 부분에 상처를 내지 않으려고 고무가 부착되어 있었으며, 나무에 잘 동여맬 수 있도록 쇠고리도 박혀져 있었다.
뿐만 아니라 묶는 끈은 고무와 실로 엮어져 있어 질기면서도 잘 늘어날 수도 있는 유연성을 지니고 있었다.
흔히 우리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꿈나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들의 버팀목에 해당하는 존재는 무엇일까. 우선 학부모와 선생님들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두 개의 받침대만으로는 불안정하다.
그러기에 버팀목은 흔히 삼각의 안정된 구조를 취하지 않는가. 나머지 한 가닥의 받침대는 무엇일까. 그것은 국가의 교육정책 혹은 제도라 해도 좋을 것이다.
나무들이 올곧게 자라기 위해서는 이러한 삼각의 버팀목들이 각각 제 역할을 적절히 해 줘야 할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 '꿈나무들'의 성장 환경은 어떤가. 소위 '꿈나무 중심'이라 하여 중앙에 선 나무가 너무 마음대로 몸을 흔드는 바람에 버팀목들이 매우 버거워하는 형국이 아닐까. 그나마 같은 방향으로 함께 얽매여 흔들리는 버팀목의 가닥은 교육정책과 학부모 쪽이라 하겠다.
그러나 교사 버팀목들은 꿈나무들과 틈이 벌어진 채 유리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다.
우리는 삼각뿔이 안정된 구조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삼각뿔 안에서 편향성의 바람이 분다면 그 구조체는 어느 한쪽이 지탱하는 힘을 잃으면서 넘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에 힘의 균형이 이루어져 안정된 삼각 구조체 내에서 바람이 분다면 그것은 함께 위로 솟아 오르는 회오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식목일을 보내면서, 단단한 연대와 유연성을 아울러 갖춘 교정의 저 버팀목들처럼 우리의 교단도 세 버팀목들간의 조화와 균형의 유연성을 지녀서 이 땅의 꿈나무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진정한 터전이 되었으면 하고 소망해 본다.
우동식(영천 고경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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