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요, 한 2만장 팔리면 본전이라는데. 잘 팔리겠어요(?)"
9년 만에 11집 음반을 낸 포크 가수 이정선씨. 그가 가수 생활 30년을 기념하는 음반 'hand made'를 냈다.
"솔직히 노래부르고 싶어 판을 냈어요. 판이라도 내야 핑계로 무대에 설 수 있을 것 같아서…". 비오는 날 저녁, 대구 시내 한 음식점에서 만난 이씨는 어쿠스틱 기타 하나로 살아온 인생 역정답게 대답도 꾸밈이 없었다.
76년 '해바라기'로 통기타 인생을 시작한 그는 '풍선'과 '신촌부르스'를 이끌며 말 그대로 한국 포크를 대표해 왔다.
'학교 생활 적응하느라'(동덕여대 실용음악과 학과장) 활동이 뜸했다는 그는 "올 한해는 마음먹고 라이브 무대에 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6월에 후배 가수들이 헌정 음반을 낼 계획이 있어 기획사와 신집 음반(5월초 발매)을 2천장 정도만 찍어내기로 했다"며 "정말 노래부르기 위해 판을 찍는 꼴이 됐다"고 슬그머니 웃었다.
그러나 역시 나이는 그냥 먹은게 아니다.
'살다보면 언젠가는', '우연' 등 모두 11곡이 실린 'hand made'는 한동안 잊혀진 한국판 포크의 맛을 되살려 내고 있다.
"젊은 사람들은 들어도 가사 내용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그는 '30대 이상 취향'에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비오는 날 공감할 수 있는 나이먹은 경륜의 노래"라고 덧붙였다.
그는 "70년대 반전운동처럼 폭발력을 가질 힘이 없어 요즘 시대엔 포크가 경쟁력이 없다"며 "현재의 포크도 예전 것을 답습하는 탓에 추억을 되살리는 장르쯤으로 머물고 있다"고 포크 미래에 대해 다소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그는 젊은세대가 '디지털' 음악에 몰두하고 있지만 인간 본성은 '아날로그'이기 때문에 포크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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