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의 출범과 함께 지역 개혁 성향인사들이 중심이 된 '화요공부모임'이 한나라당 일색과 보수로 대표되는 지역 정치계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초 대구의 정치.사회의 문화를 바꿔보자는 취지 아래 개혁성향의 인사 10여명이 주축이 돼 만든 이 모임에는 대표도 없고 간사도 없다. 다만 영남대 김태일 교수가 지역사회를 이끌고 갈 만한 정치엘리트의 양성과 이를 위한 정치아카데미의 필요성에서 출발, 교육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공급하는 일을 맡고 있을 뿐이다.
김 교수는 지역사회와 국제정세 그리고 긴급 현안 등을 주제로 삼아 외부 인사를 초빙, 강연을 듣고 토론을 벌인다. 매주 화요일 저녁 3시간여 동안 벌이는 세미나가 벌써 9차례나 열렸다.
참여 인사들의 면면은 대구.경북 사회의 '주류'는 아니지만 진보 진영에서는 알아주는 인물들이다. 이재용 전 남구청장, 김준곤 변호사, 권오상 변호사, 박형룡 개혁정당 준비위원장, 영화인 이준동씨 등 20여명에 이른다. 모두들 보수 및 한나라당 성향과는 거리가 멀다.
29일에는 모임의 진로와 성격에 대한 자유토론이 있었다. 순수한 공부모임으로 시작했다지만 외부에 정치결사체와 같은 성격으로 비쳐지자 차라리 공론화시키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 공개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포럼 형태로의 변화도 구상 중이다. 또 너무 정치적으로 '친 노무현' 성향이 강하다는 지적과 관련, 개방성과 다양성을 기해 나갈 필요도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며 혹 정파를 달리하더라도 모두 수용하기로 했다. 한나라당내 개혁성향 인사들의 동참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러나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날 회의에서도 다수의 참석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여권의 신당 논의에 참여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친 노무현 성향 인사들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모임에 대한 정치권의 인식도 '노무현 신당'의 전위 조직에서 별로 멀리 있지 않다. 일부에서는 이 모임을 신당 논의 확산을 위한 선발대로 성격을 부여하기도 한다. 적어도 신당의 새로운 지역 리더 내지 조언자 그룹 형성에 일조를 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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