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내 삶에 마침표를 찍는 날은/ 가을이 끝날 즈음이면 좋겠다/ 관속에 드러누운 야윈 몸뚱이/ 붉은 장작불에 태웠으면 좋겠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보면서/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단풍처럼 곱다고 말해 주었으면/ 좋겠다.
-시 '붉은 유언'.
부산에서 활동하는 이충기(50) 시인이 네번째 시집 '벽에 그려진 허수아비'를 펴냈다.
23년간 전신마비의 역경을 딛고 시작(詩作)을 놓지 않은 이 시인은 27살때 지하철 공사장에 떨어져 전신마비의 참사를 입고도 신경이 살아있는 두 손의 엄지와 검지에 의지해 글쓰기를 시작, 지난 94년부터 '기다리는 나무',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 아픈 사랑을 위하여' 등 3권의 시집을 펴냈다.
이번 시집은 1부 '외로운 그대에게', 2부 '종이 비행기의 사랑', 3부 '햇빛 좋은 날에 내 붉은 사랑은'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 4년간 틈틈이 써 온 시 60여편을 싣고 있다.
이 시인의 친구이자 문학평론가인 박홍배 부산예술문화대학 교수는 "글 한 자 쓰기가 우리들 한 면 쓰기만큼 힘든 상황에서도 이런 결실을 이루어 낸 친구의 투혼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이 시집은 시인 이충기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시집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유종철기자 tsch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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