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 영.호남 대표주자 정동영.추미애 '엇길 행보'

호남 출신인 민주당 정동영 고문과 영남 출신인 추미애 의원은 닮은 점이 무척 많다.

대선기간 중에는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차세대 주자로 공개적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신당 논의에서 두 사람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둘다 50년대 생이고 재선 의원이며 차기 대선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점이 닮았다.

지난 대선 때만해도 정 고문은 경선에 끝까지 참여해 노무현 주가를 올렸고, 추 의원은 초지일관 노 후보를 지지해 대통령 당선에 공헌한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은 신당 논의 이전까지만 해도 이구동성으로 "당 개혁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왔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정 고문은 6일 신주류 주최 워크숍에서 제4세대 정당론을 설파하며 개혁 신당 창당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반면 추 의원은 7일 모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신당 추진은 원칙과 신의를 저버린 공허한 개혁"이라고 비난했다.

추 의원은 최근 신주류 모임에는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당 안팎의 해석이 분분하다.

추 의원은 신당 논의에서 잠재적 경쟁자인 정 고문에게 선수를 뺐겼고, 뒤늦게 참여해봐야 막차를 탈 뿐이라 모임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또 자신의 지역구(서울 광진을)의 호남표를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신주류측 한 인사는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추 의원이 요즘 많이 삐친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두 사람이 차기 대권을 놓고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는 풀이도 있다.

제2의 노무현을 꿈꿀 법한 추 의원은 탈호남을 기치로 든 신주류를 공격하면서 호남 민심을 얻고 있고 정 고문은 탈호남 깃발을 들어 영남과 호흡을 함께 하려 노력한다는 관측에서 나온 풀이다.

특히 정 고문은 최근 영남 보좌관을 물색하는 등 '호남출신의 한계'를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모두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국민 경선 후보를 폄하하면서 기회주의적 행태를 일삼은 인사들은 물러나야 한다는 데 뜻을 함께하고 있다.

전주의 명문인 전주고를 나온 정 고문과 대구의 명문인 경북여고를 졸업한 두 의원의 향후 행보를 차기 대권과 연관지어 바라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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