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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백치 애인이 있다

그 바보됨됨이가 얼마나 나를 슬프게 하는지 모른다

별볼일 없이 정말이지 우연히 저를 만날까봐서

길거리의 한 모퉁이를 지켜 서서 있는지를 그는 모른다

밤이면 네게 줄 편지를 쓰고 또 쓰면서

결코 부치지 못하는 이 어리석음을

그는 모른다.

그는 아무것도 모른다.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그는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장님이며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며

한 마디도 하지 않으니 그는 벙어리다.

바보애인아.

신달자 「백치애인」 중

청마는 전연 요동 않고 무심한 상대를 '님은 뭍같이 까닥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라고 노래했었다.

이 시인은 그런 상대를 백치라 단언하고 남몰래 투정하고 있다.

편지조차 띄울 수 없는 사연을 가시 속의 찔레꽃 향기로 앓고 있다.

마치 외길의 숙명을 한평생 그리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권기호(시인·경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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