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운 물건 반환 돈요구 씁쓸

아파트 앞에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는데, 거기에는 모든 메모가 다 들어있어 나에게는 굉장히 소중한 것이었다.

누군가가 주웠다면 돌려줄 수 있을 만큼 배터리도 충분했고 집전화 등 가족들의 전화번호가 다 저장돼 있었다.

다음날 아침 어떤 중년 아주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고맙다는 인사를 여러 차례 하고 나서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아주머니의 다음 말이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주운 휴대전화를 팔 수도 있고 쓸 수도 있다며 돌려주는 대신 일정액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내 상식으로는 남의 물건을 주웠으면 돌려주는 것이 상식이라 여겼기에 돈을 요구하는 것이 이상했다.

그러나 휴대전화를 받아야했기에 만날 장소를 정하고 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아주머니는 전화로 얘기했듯이 만나서 돈을 요구했다.

3만원을 주고 돌아왔지만 돈을 떠나서 황당하고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세상이 너무나 이상하게 변해가는 것 같다.

이영애(대구시 검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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