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투기 또 추락 예천 유천 민가 마당에

13일 낮 12시45분쯤 예천 공군 비행장을 이륙한 16전투비행단 소속 F-5E 제공호 전투기 한 대가 엔진고장을 일으켜 비상 착륙을 시도하던 중 비행장에서 1.5㎞ 떨어진 유천면 화지1리 윤남규(58)씨 집 옆 마당에 추락, 조종사 김상훈(30·공사 44기·202대대 편대장) 대위가 사망하고 윤씨 집 일부와 축사, 비닐하우스 30여평을 태웠다.

사고당시 집안에 있던 윤씨의 아버지 희성(81)씨가 폭발음에 놀라 급하게 집밖으로 뛰쳐 나와 다행히 목숨을 건졌으나 크게 놀라 병원으로 이송, 치료를 받고 있다.

전투기가 추락한 화지1리는 72가구 185명이 살고 있는 농촌마을로 농번기여서 주민 대부분이 논에 일하러 나가 인명 피해는 없었다.

집주인 윤씨는 "논에서 일하던 중 집 방향에서 '꽝' 소리와 화염이 피어올라 급히 집으로 달려와보니 비행기 동체가 집 마당에 떨어져 집으로 불이 옮겨 붙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길을 가던 이상기(34·예천읍 백전리)씨는 "꼬리 부분에 불이 붙은 전투기 1대가 동네 위에서 기우뚱거리다 추락하면서 폭발했다"고 말했다.

숨진 조종사 김 대위는 무선교신을 통해 관제소에 기체이상을 보고한 뒤 "기체를 버리고 탈출하라"는 지시를 수차례 받고도 전투기를 살리고 민가로 추락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끝까지 조종간을 잡고 있다 미처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군 관계자는 보고 있다.

추락한 F-5E 전투기는 최대속도 마하 1.64, 길이 14.45m, 높이 4.07m, 폭 8.13m, 무게 4천410㎏, 항속거리 2천863㎞인 미 노드롭사 제품으로, 1976년 7월 미국이 한국에 무상 원조한 노후기종으로 현재까지 총 5천690시간을 비행했다.

예천·마경대기자 kdm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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