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라크 전쟁은 무엇을 남겼나

이라크 전이 발발한 지 두달여. 이제 이라크전은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라는 결과만을 남긴 채 세계인들의 관심사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KBS 1TV는 21일 이라크인의 입장에서 전쟁과 그 결과가 빚어낸 상흔을 다룬 수요기획 '이라크 전쟁은 무엇을 남겼나'(밤 12시)편을 방송한다.

부시 대통령의 선언대로 이라크전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힘의 질서를 선언하며 40여일만에 끝났다.

그러나 그들은 이라크 국민의 입장에선 해방군도 아니며 서방 언론이 보도했던 것처럼 앞다투어 미군을 환영하고 있지도 않다.

현재 이라크의 민심과 실상은 이제까지의 서방 및 국내 보도와는 큰 차이가 있다.

바그다드 시내에선 연일 대규모 반미 데모가 펼쳐지고 있고 자신들의 힘으로 이슬람 국가를 만들겠다는 열망이 뜨겁다.

이라크인들은 미군이 의도적으로 약탈과 방화를 방조하고 있으며 석유를 위해 이라크를 점령한 채 이슬람 정부 구성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이라크 곳곳엔 이라크군이 버리고 간 무기들이 산재해 있으며 미군은 그 해결을 위해 현장에서 무기들을 폭파시키면서 수많은 희생을 불러오고 있다.

알 투와이타 지역에 위치한 원자력 발전소는 무정부 상태인 이라크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발전소에서 500m 남짓한 곳에 위치한 빈민마을 아이들은 발전소를 놀이터 삼아 놀고 있고 주민들은 핵 폐기물을 담았던 통에 물과 식량을 담아 먹고 있다.

여기에 아직 사담 후세인의 민병대들이 남아 혼란을 야기하고 있고, 새로운 이슬람 정부를 꾸리려는 종파간의 권력 다툼도 가시화되고 있다.

국민의 65%를 차지하는 시아파는 그간 금지되어 있던 카르빌라의 금요 기도에 참석하기 위해 100㎞에 이르는 도로를 춤과 구호의 열기로 메우고 있다.

그러나 그 행렬은 시아파와 수니파의 분쟁이라는 또 다시 피를 부를 폭력의 역사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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