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민주당 정대철,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자민련 김종필 총재간 21일 청와대 만찬회동은 국정원장 임명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노 대통령과 야당간 '화해'와 대화재개의 자리였다.
이날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1시간20분간의 만찬 회동 후 3당 대표가 김종필 총재승용차에 동승, 시내 모처로 '2차'를 가는 것으로 이어졌다.회동에서 박 대표가 노 대통령의 '국회 월권' 언급에 대한 해명을 요청하자노 대통령은 "권고를 듣지 않을 경우 추경안과 연계시키겠다고 한 부분을 말한 것인데 의사소통이 잘못됐다면 정말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선뜻 해명하고 "앞으로 국회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밝혀 양측간 갈등을 풀었다.
또 여야 대표들의 방미성과 평가에 노 대통령은 "이라크 파병에 대해 국회가 지지해준 것이 성과를 올리는 데 토대가 됐다"고 사의를 표시했고, 박 대표는 "추경이꼭 필요하다면 우리 당도 협조하겠다"고 밝히는 등 상호협력 의사를 밝히는 덕담이오갔다.
정 대표가 대통령 외국 방문시 여야 의원들의 동행을 제안한 데 대해 노 대통령이 "이번 일본 방문부터 긍정 검토하겠다"고 답하자 김종필 총재는 "제가 모시고 가겠다"고 말했고, 정 대표도 "저도 같이 모시겠다"고 나섰다.
배석한 라종일 국가안보보좌관은 "부시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체니 부통령,라이스 보좌관 등에게 '노 대통령이 사교적이고 솔직하고 유머감각도 있어 같이 일해보고 싶다'고 수차례 말했다고 한다"고 정상회담 성과를 강조했다.
또 "노 대통령이 귀국 후 국민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 때 입장을 일관되게 표명하고 있는 데 대해 '매우 고무적이다. 민주주의 지도자는 여론을 살피기만 할 것이 아니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보고가 외교채널을 통해 방금 들어왔다"고 전했다.
박 대표가 "대통령이 미국 가서 많이 변했다고 하는데 나는 변했다기보다는 정상화됐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정상을 계속 유지해 달라"고 웃으며 말하자 노 대통령은 "박 대표께서 그냥 넘어가나 했더니..."라고 받았다.
만찬장 입장 후 정 대표는 대통령 바로 옆에 마련된 자신의 자리를 김종필 총재에게 양보했으며 박희태 대표는 "민주당이 자민련 생각 많이 하네요"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0...특히 김종필 총재는 "대통령직 못해먹겠다는 위기감을 느낀다"는 노 대통령의 말과 관련,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하면 안된다"며 "국민은 대통령을 믿고 있는데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 힘내시라"고 적극 조언하는 자세를 보였고, 노 대통령은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만찬에 앞서 대기실에서도 노 대통령의 방일과 관련, "일본에서 노대통령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따뜻하게 환영받을 것"이라며 "국회연설도 결정됐다"고 말하는 등 자신의 최근 방일을 통한 측면지원 활동을 설명했다.
또 "지난 60-70년대는 여야가 심하게 싸워도 주석을 같이 하면서 인간적 정을유지했고 대통령이 외국에 나갈 때 같이 가자면 반대하는 의원들이 없었는데 그런정리가 사라져 버렸다"고 말했다.
김 총재가 "국회에서 심하게 대립해도 저녁에는 가슴을 뜻뜻하게 덥혀야지"라고거듭 여야간 '정리'의 부재를 아쉬워하자 정대철 대표가 "오늘 밤에 하죠"라고 말하고 김 총재는 "나는 언제든 환영"이라고 받아 '2차'가 즉석 결정됐다.
정치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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