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정신대 이용수(75) 할머니가 23일 고향인 성주를 찾았다.
'아들의 혈서', '혈서 지원' 등 친일가요를 부른 백년설의 추모 가요제를 반대하기 위해 성주농민회 등 가요제 반대 추진위 대표들과 함께 왔다.
성주 벽진면 봉계리가 고향으로 성주 이씨라고 밝힌 할머니는 5세 때 부모를 따라 대구로 나간 뒤 15세에 정신대로 끌려가 죽을 고생을 하고 70년이 지나서야 고향을 찾은 것.
한복 차림의 이 할머니는 성주군 관계자와 간담회 중 군이 행사 주체가 아니고 여러 여건을 고려할 때 가요제를 열 수 밖에 없다는 답변이 나오자 자리를 차고 일어났다.
"절대 안됩니다.
친일파의 가요제는 열 수없습니다"라고 소리쳤다.
흥분한 할머니는 "밤에 자다 일본놈들에 붙들려가 일본 군인들 말을 듣지 않으려다 전기고문에다 전신에 칼자욱이다"며 "일본 하면 이가 갈린다"고 울부짖듯 외쳤다.
이 할머니는 "일본 앞잡이들이 20여만명의 청춘남녀를 강제로 전쟁으로 내몰았다"며 "고향인 성주에서 왜 친일파 추모 가요제를 가지려 하느냐"고 성주군측에 따졌다.
할머니는 "정신대 할머니들이 아직 역사의 산 증인으로 살아있는데 친일파를 위해 기념관을 짓고 축제를 열면 여러분도 친일파"라며 눈물을 보였다.
분을 참지 못한 할머니는 "친일파를 두둔하고 있다"며 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 군청 앞 시위대와 합류, 대형 확성기로 "친일파 백년설 가요제 반대"를 소리껏 외쳤다.
이날 도종환 가요제 반대 추진위와 이창우 성주군수는 △추후 백년설 가요제의 재정·행정적 지원을 일체 하지 않고 △가요제에 군수 축사를 하지 않으며 △독립열사를 알리는 사업 적극추진 등 5개항에 합의했다.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가요제를 열고 다음부터는 열지 말자고 현실적으로 타협했다.
바로 조금전, 일제 강제 동원을 처벌하는 특별법을 제정하고, 친일행적을 한 민간인 명단 공개 등 친일파를 단죄해야 한다는 할머니의 목소리와는 분명 거리가 있었다.
"이제 일본놈보다 한국사람이 더 나쁘다"는 할머니의 말이 귓가를 맴돌았다.
박용우〈사회2부〉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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