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다가오면서 '개미파'든 '베짱이파'든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찾기가 빈번하다.
의원들마다 지역구 관리 노하우는 가지각색이다.
서울과 지역구를 이웃나들이 하듯이 뻔질나게 오르락내리락하는 이. 전략적으로 버릴 곳은 버려도 취할 곳은 취하자는 '선택과 집중'파. 저인망식으로 관내를 이잡듯이 누비며 유권자들과 부대끼는 '동고동락'파 등등. 지역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관리 백태를 살펴본다.
지역구가 도시냐 시골이냐에 따라 지역구 관리 방식은 약간 다르다.
도시는 마음이 피곤하고 시골은 몸이 힘들다.
하지만 지역을 가리지 않는 우직한 성실파들도 많다.
대구의 윤영탁(수성을) 의원은 매주 금요일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대구행 항공기에 오른다.
월요일 오전 서울로 다시 간다.
총선이 눈앞에 닥쳤기 때문이 아니다.
벌써 몇년째인지 모른다.
백승홍(중구) 의원은 서울보다 대구에서 만나기가 더 쉽다.
지역구에 살다시피 할 정도다.
백 의원의 관심은 비단 중구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남구와의 통합 등 지역구 존폐 여부가 걸려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불가피하게 한 곳을 놓고 다퉈야 하는 의원들은 더 고달프다.
분구가 예상되는데도 대구 동구의 강신성일 의원은 박창달 의원의 동구 진입이 영 못마땅하다.
감정의 골도 깊다.
얼굴을 마주칠 일이 잦지만 외면한다.
강 의원이 지난 15일 후원회 행사를 갖자 박 의원은 내달 5일 후원회 개최로 맞불을 놓을 정도다.
통합이 거의 확정적인 칠곡과 성주.고령의 이인기.주진우 의원도 신경전이 치열한 만큼 지역구에 머무르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주민들이 모이는 곳에는 빠짐없이 찾아가고 있다.
상대방 지역으로의 '월경(越境)'도 잦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역구 관리의 진풍경은 시골로 갈수록 흥미롭다.
경북 북부가 더욱 그렇다.
김광원 의원은 봉화읍에서 울진읍까지 가는데만 1시간20분여가 걸리는 지역이 선거구다.
15대 때는 영양까지 포함돼 지역구를 차로 돌아봐도 이동에만 꼬박 하루가 걸릴 정도였다.
이번에도 선거구가 부분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 기가 막힐 노릇이다.
경차 예찬론자인 신영국 의원은 주말 시외버스를 타고 지역구에 내려간다.
800cc 경차는 지구당에서 탄다.
그에게는 비서도 없이 혼자 시골장터를 찾는 일이 아주 중요한 일이다.
15대 때는 숙소도 없이 문경전문대 건물 내 임시 거처에서 지내기도 했다.
별 필요가 없더란다.
형식은 신 의원에게 고려사항이 아니다.
'출퇴근파'도 있다.
영주의 박시균 의원은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서울-영주간을 통근한다.
15대 때 부터다.
회기중이거나 서울에서 불가피한 약속이 없으면 편도2시간여되는 길을 내려온다.
서울에 일이 있으면 새벽같이 차로 올라간다.
말이 출퇴근이지 중앙고속도로 개통 전에는 3시간이 걸렸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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