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도리를 다하고 사람답게 처신함을 가르칠때 곧잘 '삼강오륜'을 말한다.
갓쓴 노인이 담뱃대나 꼬나물고 하는 고리타분한 말쯤으로 허투 여기는 세대도 있겠지만 그들도 세파를 겪어가며 삶을 살아 보면 세월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인륜의 진리와 사람의 도리라는게 따로 있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의 선현들은 오륜(五倫)이 흐트러지면 가정과 사회와 나라가 혼란스러워 지는 것을 경계하며 살아왔다.
요즘 무너지는 가정과 성(性), 너나 할 것 없이 뒤죽박죽 제멋대로 설치는 사회, 파업으로 깨지는 노사간의 신의, 북.미 외세 등에 안팎으로 휘둘리는 나라 형편을 보면 옛어른들의 가르침이 딱 들어맞는다.
대통령까지 '개판'이란 용어를 입에 올릴 지경이 됐으니 더 말할것 없다.
이왕 대통령 입에서 '개판 나라'이야기가 나왔으니 개들의 윤리강령인 '견공오륜(犬公五倫)'을 논해보자.
인간들이 걸핏하면 '개보다 못한 …'이란 욕을 해대지만 정작 견공오륜을 뚫어보면 거꾸로 개들끼리는 '인간보다 못한 녀석'이라고 비웃고 있을거란 생각이 절로 든다.
어느 원로 서예가가 소개한 견공오륜은 이런 내용이다.
-불폐기주(不吠其主)하니 곧 군신유의(君臣有義)요
(개는 주인을 보고는 짖지 않으니 곧 인간의 군신유의요)
-기부동색(其父同色)이니 곧 부자유친(父子有親)이며
(개는 아버지 털색과 같은 색이니, 인간의 부자유친이며)
-비시부접(非時不接)하니 곧 부부유별(夫婦有別)이고
(때가 아니면 교접을 않으니 곧 부부유별의 도가 있고)
-일폐군폐(一吠群吠)하니 곧 붕우유신(朋友有信)이고
(개는 한마리가 짖으면 함께 짖으니 곧 인간 사회의 신의고)
-소불범대(小不犯〈敵〉大)하니 곧 장유유서(長幼有序)라
(작은 개는 나이든 큰 개에게 달려들지 않으니 곧 인간사회의 위아래 질서 있음이라).
인간의 오륜과 개들의 오륜의 비유를 딱부러지게 풍자해냈다.
눈을 뜨고 둘러보면 지금 우리 주변 인간세상이 과연 견공오륜을 지키는 개들보다 나은 세상인가 싶을 정도다.
대통령 헌화를 구둣발로 짓밟고 경찰 공권력쯤 우습게 능멸하며, 대통령의 부하이고 주인(국민)의 세금으로 봉록을 받는 공직자들이 연가 투쟁 위협하며 달려드는 나라.
견공오륜의 '불폐기주'에 맞추면 주인보고도 짖는, 다시말해 개들이 볼때는 전혀 개같지 못하다는 비유가 된다.
그뿐인가. 명색 색깔과 코드가 같다던 재야 운동권 개혁세력이란 노조, 한총련 등 지지 계층은 노 대통령 방미후 대미 자세수정을 시비걸어 주인과의 노선과 정치적 색깔(털색)을 달리하려하고 있다.
개들이 볼때는 '기부동색(其父同色)이 아니라 기부별색이다.
소불범대(小不犯〈敵〉大)와 장유유서를 보자. 개는 작은 강아지가 나이든 큰개를 범하지 않는다는데 극소수 젊은 극단적 전교조원은 교장쯤 안중에도 없이 무례스레 범접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교단에서 장유유서가 깨지니 학생들이 스승알기를 따라서 그렇게 한다.
그게 오늘의 무너지고 있는 교육계의 실상이다.
서로서로 견공오륜에도 못미치는 제멋대로의 이기적 삶을 살고 있는 탓이다.
일폐군폐(一吠群吠)는 또 어떤가. 개는 도둑을 보고 한마리가 짖으면 동네개가 다같이 목청을 돋워 함께 짖어 주지만 우리의 장관들은 탈법, 불법시위, 파업을 뻔히 보고도 서로 딴소리만 내고 있다가 물류대란이란 치명적 국익손실을 초래했다.
난맥상태인 국정을 보듬어가야할 여당조차 주류, 비주류로 갈라져 서로 딴소리로 떠들어댄다.
장관.정치권 모두가 사력을 다해 한목소리로 '일폐군폐'해도 나라꼴이 될까말까한 난국인데 우두머리까지 '개판나라'니 '못해먹겠다'는 넋두리나 하고 있으니 정말 '개들이 웃는 나라'가 될까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올여름 보신탕 먹을자격 있는 지도자가 몇명이나 될지 궁금해 보이는 하루하루다.
김정길(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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