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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도에는 비 오는 날이 빠져 있다 두통이 심한 날도 빠져 있고

무엇보다 새벽이 빠져 있다 내가 걸어 다니는 이 지도에는 어제까지 안개

가 끼어있었다 그의 이름은 이 지도 어딘가에 숨어있고 안개가 끝나는 지점에서 또 한 사람의 핏줄이 자라고 있다 핏줄이 자라서 사람이 될 때까지 나머지는 걸으면서 생각하기로 했다 이 지도에는 지금 사람이 빠져 있다

김언 「걸어다니는 지도」중

무엇이 있기도 하고 빠져 있기도 하다.

등장하는 이름들도 모두 익명성이다.

뚜렷한 목적어가 없다.

있었던 것이 없어지고 없어진 것이 있기도 하는데 걸어가면서 생각해야 한다.

이 시는 현대라는 기존 가치를 해체시키고 있다.

종래 있었던 가치와 문장의 의미를 모두 부수어 재정립시키려 하고 있다.

이것이 해체시다.

우리의 현대시는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권기호(시인.경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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