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인 60대 부부가 결혼 35주년을 자축하고 있었다.
파티가 열리는 동안 요정이 나타나 그 부부에게 소원을 하나씩 들어줄테니 말해보라고 했다.
아내는 "모든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홀로 '자유부인'이 되어 세계일주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요정이 요술지팡이를 휙 흔들자 아내의 손에 세계일주 항공표가 들려있었다.
남편이 말했다.
"저는 30살 젊은 마누라가 있었으면 합니다". 요정이 또 지팡이를 흔들었다.
그러자 남편은 금방 90살된 호호백발 늙은이로 변해버렸다.
부부간 참사랑을 주제로 한 우스개의 최신 버전이다.
'주5일시대-이렇게 변한다'란 시리즈에 웬 부부 우스개냐고 되묻겠지만 위의 우스개를 소개한 것은 단 한가지 이유뿐이다.
우스개도 트렌드를 타는데, 하물며 주5일 근무제라는 거대한 사회적인 트렌드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복잡한 심리변화를 읽고, 그에 따라 얼마나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느냐는 것은 기업이나 소비자나 다 간과할 수 없는 관건이다.
그래서 소매유통업의 현장에는 주5일 근무제로 늘어나는 시간을 향휴할 직장인들을 겨냥하여 멀티서비스의 제시, 디마케팅, 복합 공간 등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대구시 중앙로의 제일서적. 이 서점 후문(중앙파출소-대구백화점으로 통하는 길)쪽에 작은 커피점이 들어섰다.
혼자서 혹은 친구와 함께 서점에 들린 소비자들이 책을 고르다가 커피점을 찾는다.
커피점이라야 서점 한쪽의 두어평 될까말까. 책을 고르면서, 혹은 친구를 기다리면서 '서점안 커피점'을 찾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서점안에 커피점이 있어서 굉장히 편해요. 책을 고르다보면 다리도 아프고, 좀 쉬고 싶기도 한데 그런 욕구를 현장에서 해결할 수 있거든요"
이곳에 들른 소비자들은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소비자들이 느끼는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영업 전략이 돋보인다"며 주5일시대가 본격화되면 소매유통업체의 변화는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과거 80~90년대 소비자들처럼 단순하고 획일적인 소비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다양한 니즈를 발산하는데 그를 복합적으로 만족시켜주는 멀티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책을 사면서도 쾌적하게 쉬고, 영화를 보면서도 식사를 해결할 수 있고, 쇼핑을 하면서 세탁물을 찾을 수 있고, 퍼머를 하면서 애완견도 단장하는 멀티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심리가 확산될 추세이다.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제공하는 멀티서비스가 주5일시대의 새로운 트렌드로 제시되는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디마케팅도 속속 등장했다.
대구 수성교 인근의 외식업체 빕스 수성교점. 이 곳에서는 며칠전 불황으로 고객이 줄자 특정메뉴를 절반에 판매하는 디마케팅을 시도했다.
금융권이 경기침체 장기화로 기업부문의 부실이 심화됨에 따라 부실징후가 포착된 기업은 물론 정상기업도 재무건전성을 감독하는 디마케팅을 도입, 기업들의 목줄을 죈 것과는 달리 유통업계의 디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특정메뉴를 덤으로 더 먹을 수 있는 디마케팅은 주5일제로 여가는 늘어나는데 불황으로 얇아진 지갑을 지닌 소비자들에게 굿뉴스. 굿뉴스는 바로 소비자들에게 같은 소비를 해도 절약이라는 즐거움이라는 부가로 제공한다.
"주5일제가 확산되면 향후 소매유통산업의 핵심 성공요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즐거움의 제공"이라는 삼성경제연구소 고정민 연구원은 따라서 향후 유통업체의 매장이 단순한 쇼핑공간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등 복합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최근에 조성된 타운형 아웃렛 퀸스로드(대표 김진섭, 구 도축장 자리)에는 이탈리아의 디자이너 직영 아웃렛 세라발레처럼 1층을 중심으로 쇼핑공간을 꾸며놓은 가운데, 쇼핑테마관 한 가운데 사우나와 찜질방 시설을 배치해놓았다.
물론 가까이에 공원과 외식업체까지 배치돼있다.
바로 소비자들의 문화욕구와 개성추구, 여가활용 등 다양한 니즈를 해결하는 소비행위를 겨냥한 것이다.
최미화기자 magohalm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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