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 돌연 '분당 인적청산 없다'발빼기

민주당 정대철 대표와 신주류 좌장격인 김원기 신당추진모임 의장이 '분당 불가론'을 펴고 있다.

인위적인 인적청산도 없다고 못박고 있다.

'도로 민주당' 가능성마저 엿보이는 듯한 발언이다.

두 중진은 신주류 탈레반(강경파)들이 구주류를 공격하고 구주류가 이에 반발하면 싸움을 말리는 역할을 해왔으나 27일 언급은 유독 강도가 강해 '진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대표는 고위당직자회의에서 "분당은 부산-경남에서 몇석 건지겠지만 전체적으로 재앙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장은 한화갑 전 대표를 '기회주의자'라고 비판했다가 영남지역 기자들과 만나 "혼잣말이었다"며 한발 뺐다.

이들의 말을 있는 그대로 보면 '통합신당'으로의 회귀다.

신주류내에서 나타나는 분열 조짐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28일 신당추진모임 2차 워크숍을 하루 앞둔 시점인 점을 감안해 '구주류 달래기용'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신주류가 2차 워크숍에서 신당추진안을 확정짓는다는 복안이라 구주류가 강하게 반발할 게 뻔하고 자칫 물리적 충돌까지 우려돼 구주류의 등을 두드릴 필요성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신주류는 신당추진안을 당무회의에 상정해 표 대결로 확정한다는 계획인데 구주류가 링에 오르지 않으면 무의미한 것도 구주류 다독이기 배경으로 꼽힌다.

이런 관점에서 신당추진모임이 당초 당 밖에 사무실을 마련하기로 했다가 당을 해체해 창당함으로써 합류하지 않는 사람만 사실상 출당(黜黨)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분당하면 민주당이 현 당사에서 그대로 존속하고 신당은 딴 살림을 차려야 하지만 강경 구주류를 배제하고 당 해체-신당 창당 수순을 밟을 경우 신당이 민주당의 법통을 이어가며 현 민주당사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 또 19명이나 되는 비례대표의 신당 참여 여부에 따른 의원직 유지 가능성도 신주류 전략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현실적 물질적 기반을 걱정하는 것이다.

이같은 신주류의 구상대로 된다면 신당 불참 인사들은 '집도 잃고 절도 잃는'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어 이를 경계하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