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스트라스클라이드'대학 정치학교수 글렌.듀이 교수팀은 정치인은 거짓말을 해야 한다는 이색 연구논문을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의 주장은 정치인의 거짓말은 결국 유권자의 잘못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권자들이 너무 많은 질문을 하기 때문에 결국 거짓말을 하지 않을 수 없고 특히 국가안보가 걸린 문제에선 거짓말 하는게 공공의 이익에 부합할뿐 아니라 건전한 민주주의의 대가이며 그래서 정치인의 덕목은 진실한 발표보다는 진실을 숨기는 포커게임능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쯠엉뚱한 주장같지만 곱씹어보면 일견 일리 있는 주장이다.
그래서 그의 눈문에서 가장 악의 없는 3대 거짓말로 닉슨의 '나는 악한이 아니다', 클린턴의 '나는 그 여성(르윈스키)과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 토니블레어 영국총리의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는 세계의 위협이 되고 있다'를 예로 들었다.
닉슨은 '위증죄', 클린턴은 '부적절한 관계'였을뿐인데다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는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DJ 정권은 취임초부터 '옷로비사건'으로 그야말로 고위층부인들의 '거짓말 경연장'이 되다시피하면서 시작되더니 각종 게이트가 연거푸터지면서 검찰에 불려와 사진기자들의 포토라인 선상에 서서까지 '결코 그런사실이 없다'고 딱잡아 뗀 고위공직자나 정치인들이 여지없이 사법처리 되는것을 보면서 '정치인들의 거짓말'을 우리 국민들은 지겹도록 지켜봐왔다.
문제는 이들의 거짓말은 서두의 듀이교수가 언급한 '정치인의 거짓말'이 뜻하는것과는 거리가 상당히 있는 악의(惡意)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나중엔 죽을지라도 일단 잡아떼고보자는 '위기모면'만을 위한 거짓말이니 거기엔 유머도, 멋도없고 그저 '새빨간 거짓말'일 뿐인것이다.
최근의 나라종금사건이나 대북송금 특검에 연루돼 불려오는 DJ정권의 이른바 '실세'나 요직을 거친 고위공직자들도 거짓말하기는 마찬가지다.
금방 탄로날 사안까지 부인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면서 권불십년(權不十年)이 실감나면서 "저런 부도덕한 인물들에게 나라를 맡겼으니…"라는 한탄이 저절로 나오고 있다.
그것도 청와대 핵심인사요 우리경제 정책을 좌지우지해온 '거물들'이 뒷꽁무니에서 비리를 저질렀다면 그 이하는 어떠했을까 싶다.
문제는 '참여정부'로 바뀐후에도 여전히 거짓말이 난무하고 있고 국정이 이리저리 꼬여 과연 이 위기를 제대로 넘길수있을지 국민들의 걱정과 불안은 여전하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어느것하나 믿을만한 구석이 한군데에도 없고 들춰지는 곳마다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새문제를 만들고 있는 판국이니 참으로 답답할 따름이다.
박창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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