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몸으로 사내 장부가 몸으로 우는 밤은

부연들 기름 불이 지지지 지지지 않고

달빛도 사립을 빠진 시름갈래 만갈래

박재삼'내 사랑은'

사나이가 울게 되면 이렇게 처연해 진다.

종래 우리 시는 남성의 슬픔을 여성적인 것으로 변용해서 많이 노래해 왔다.

그런데 이 시조는 남성을 정면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지지지의 탄식과 지지지않고의 끊이지 않는 한이 사립을 빠진 달빛의 시름과 함께 고개 꺾어 울먹이는 그림자를 짙게 하고 있다.

권기호〈시인·경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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