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당 갈등 민주당 지도력 '위기'

민주당 신당문제를 둘러싼 각 계파간 갈등의 여파로 당 지도부의 지도력 공백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상당수 국회의원들과 당직자들은 개혁신당과 통합신당의 갈림길에서 지도부의 명령 보다는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하고 있는터라 근래의 민주당내 분위기는 마치 정권 말기에 나타나는 레임덕 현상을 방불케 한다.

신당추진 기구 상정문제를 놓고 치열한 몸싸움이 전개된 4일 당무회의에서 이같은 현상이 단적으로 드러났다. 정대철 대표에게 고함을 지르며 대드는 당직자가 있는가 하면 최고위원과 실국장들과의 몸싸움도 벌어졌다.

회의에서 정 대표는 17명의 중앙당 실.국장 명의로 '분당으로 가는 의사결정은 절대 안된다. 대화와 타협으로 합의해 결정하라'고 적인 현수막을 보고는 "이거 뭐야 이거! 모양 흉하게. 떼어내!"라며 직접 떼려는 행동을 했다. 그러자 한 당직자가 "그냥 둬!"라고 소리지르며 정 대표에게 달려갔고, 말리는 당직자와 정 대표 등이 엉켜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상수 사무총장과 김태랑 최고위원도 "왜들 그러느냐. 대표가 하라 그랬으면 떼어주는게 예의 아니냐"고 했으나 버티는 당직자들 때문에 감정 싸움은 계속됐다.

오후에 속개될 예정이었던 회의가 대부분의 국회의원 및 당무위원들의 불참으로 무산되자 정 대표는 "이미 탈레반들은 죽었어. 조용히 좀 있으라고 하니까 나보고 배신자라 그러더라"며 구주류측은 물론 신주류측 의원들에게까지 섭섭한 감정을 피력했다. 특히 정 대표는 "정당에는 위계질서가 있다. 대표가 지시하는데 안따라주면 어떻하느냐"며 통제 불가능한 당내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했다.

정당의 '입'에 해당하는 대변인실에도 이같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4명의 상근 부대변인이 신주류와 구주류측으로 나눠져 한쪽에 치우친 논평만을 공개, 가끔씩 문석호 대변인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4명의 상근 부대변인 중 장전형, 김재두 씨는 각각 구주류인 한화갑 전 대표와 박상천 최고위원 라인이고 이평수, 민영삼 씨는 정대철 라인으로 분류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한나라당 투기의혹 비리 10걸' 발표와 관련한 최고위원회의 결과 브리핑을 놓고 장 부대변인과 문 대변인이 서로 정정 발표를 하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발표키로 했다"는 장 부대변인의 발표 뒤, 문 대변인은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정정했으나 나중에 문 대변인이 없는 자리를 비운 사이 장 부대변인이 다시 재정정한 것.

문 대변인은 최근 사석에서 "대변인실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야당에서 관행시 되던 계보 부대변인들 때문에 대변인으로서 힘들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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