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테니스 잔치로 지역사랑

'두 사람이 합한 나이가 남자는 95세, 여자는 70세 이상만 출전하는 테니스대회'. 한 기업인이 사비 수천만원을 들여 장년층을 위한 도단위 테니스 대회를 매년 개최해 오고 있어 화제다.

울진군 북면에서 육상양식장 '환일수산' 을 경영하고 있는 최대성(54)씨가 그 주인공. 최씨는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 6일 울진원자력본부 사택구장에서 '제5회 환일수산배 테니스대회'를 개최했다.

남자부 40개팀, 여자부 20개팀 등 모두 60개팀이 참가했다.

개인복식만 치르는 이 대회의 유별난 특징은 출전선수들의 참가자격이다.

남자부는 45세 이상으로 2인의 합산 나이가 95세 이상, 여자부는 35세 이상으로 합산 나이가 70세 이상이 돼야 출전 자격이 부여되는 것.

"전국 각지의 각종 대회에 참가해 봤지만 50대 이상 장년층을 위한 대회가 전무한 것이 안타까워 대회를 마련하게 됐다"는 게 최씨의 대회 개최 동기이다.

최씨의 말대로 장년층만을 위한 이 대회에서 또 눈길을 끄는 대목은 부상. 우승팀에겐 오징어 10축, 준우승 8축, 3위 5축 등 입상자들에게 주는 부상도 여느 대회와는 사뭇 다르다.

그래도 참가인원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만 가고 있다.

1회 대회 80명, 2회 100명, 3, 4회 대회땐 110명, 이번 대회엔 120명이 신청을 했으며 출전 문의가 줄을 이었다.

장년층 대회인 만큼 매년 선수보다 가족들의 응원부대가 더 많은 것도 이 대회의 특징이다.

이번 대회에도 300여명의 가족들이 몰려들었다는 최씨의 설명이다.

처음엔 영덕.봉화 등 울진 인근 지역 동호인들 위주로 참가했으나 이제는 안동.영주.문경 등 경북 북부지역은 물론 단양.동해.태백 등 충북과 강원도 일부지역에서도 참가하고 있다.

때문에 소요 경비도 만만찮다.

트로피에다 부상으로 주는 오징어 값도 무시못할 비용이지만, 무엇보다도 참가자 전원에게 무상으로 공급하는 식대도 엄청나다.

여기에다 주류.안주.음료수까지도 무상으로 제공한다.

또 자신이 운영하는 양식장에서 기른 넙치 등 동해의 싱싱한 회까지 제공하고 있어 테니스대회인지 먹을거리 잔치인지 혼동할 정도라는 게 최씨 주변 사람들의 말이다.

"한번 대회를 치르는데 1천500만~2천만원 정도의 비용이 듭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동호인들이 좋아하고 참가자들이 해산물을 구입해 가는 등 지역에 와서 쓰고 가는 돈도 상당해요". 최씨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 울진 홍보 차원에서라도 대회를 계속해 나갈 생각이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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