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시 부는 감원 칼바람

장기불황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다시 감원작업에 나섰다.

부서통합 및 직제개편 등을 통해 여유인력을 만들어낸 뒤 일정기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들을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올들어 노동부의 실업급여 창구에는 수급자격 신청자가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포항시내 한 업체는 이달말 정규 직원 일부를 내보내는 대신 시간제 임시직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며, 공단 한 업체는 지난 3, 4월에 걸쳐 고액연봉 간부사원 일부를 감원하고 이를 신규채용으로 보충했다.

또다른 공단업체는 휴가철 이전까지 매출 및 수주실적이 연초 계획에 미치지 못할 경우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내부적으로 대상자 선정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노동부에는 실업급여를 받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려는 실직자들의 발길이 크게 늘었다.

포항고용안정센터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실업급여 수급자격 신청자는 모두 3천10명으로 작년 한해 신청자 4천707명의 63%를 돌파했고, 이같은 증가세는 6월들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구직창구 역시 실직자들로 붐비고 있는데, 포항고용안정센터 최정호 팀장은 "작년 1∼5월까지 포항의 월평균 구직자는 1천10명 가량이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1천110명으로 늘었고 신규구직자 보다는 실직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채용분야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감원이 3분기말∼4분기초에 많이 이루어진다는 관례를 들어 남아있는 하반기에는 근로자들의 고용불안 부담이 훨씬 가중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같은 감원은 통계청의 실업률 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나 지난 3∼5월의 실질실업률은 각 3.1%, 3.2%, 3.4%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포항공단 입주업체 박모(50) 사장은 "소비둔화는 기업들의 설비 및 인력투자 둔화와 기존 인력의 감원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3분기 이후 경기가 부분적으로 회복된다 하더라도 인력조정 작업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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