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자 마운드 '한줄기 빛'

좌완 전병호(30)와 오상민(29), 언더드로 김현욱(33)이 대구삼성 라이온즈 마운드에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

최근 선발진의 붕괴로 어려움을 겪던 삼성 마운드는 이들 노장 및 중견 삼총사의 활약으로 승리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승엽의 홈런 기록에 대한 관심으로 인해 묻혀지고 있지만 이들은 주로 중간 계투로 나서다 선발진이 약화되자 선발과 롱 릴리프로 영역을 넓히며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련한 투구로 팀의 활력을 되살리고 있다.

김현욱은 변함없이 잘 던지고 있고 전병호와 오상민은 예전의 불안함에서 벗어나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치고 있다.

96년 입단한 좌완 전병호는 2000년 시즌 이전까지 '실망스런 투수'였다.

패전 처리로 자주 기용되기도 했고 팽팽한 경기에서도 나와 패배쪽으로 기울어지는 점수들을 내줘 대구 팬들의 한숨을 자아내기 일쑤였다.

그런 그가 2000년 시즌부터 매년 3승씩 올리며 드러나지는 않지만 일정한 기여를 하다 올 시즌 한 단계 더 꽃을 피우고 있다.

올 시즌 26경기 48이닝을 던져 방어율 3.19 3승1패3세이브3홀드를 기록중이며 지난달 31일 인천SK전에서 올 시즌 첫 선발로 출전, 승리 투수가 된 이후 4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2승1패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14일 현대전에서도 선발로 출장, 7이닝 동안 2실점으로 호투, 앞선 상태에서 내려왔으나 이어나온 투수가 동점을 내줘 승리투수가 될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전병호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선발로 나와 4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지며 자신감을 얻기 시작, 올 시즌 더욱 당당한 태도로 마운드에 서고 있다.

구위가 나아진 건 없지만 용병 엘비라에게서 싱커를 익혀 구질을 다양화했고 스트라이크존 외곽을 파고드는 제구력도 나아져 타자들을 잘 요리하고 있다.

올 시즌 초반 2군에 있던 오상민도 '미운 오리새끼'였다.

SK에서 삼성에 트레이드돼 지난해부터 뛰기 시작한 오상민은 SK 시절까지는 잘 나가는 좌완투수였다.

그러나 삼성으로 옮긴 후 부진, '트레이드 실패 사례'라는 소리까지 들었으나 최근 예전의 안정된 구위가 살아나고 있다.

지난 13일 현대와의 경기에서 선발 임창용이 초반에 무너졌으나 오상민이 3회부터 6회까지 3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지는 바람에 승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고 15일 현대전에서도 8회 1사후 마무리로 나와 무안타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오상민은 현재 10경기 18이닝을 던져 방어율 2.50 1승1패1세이브를 기록중이다.

김현욱은 변함없이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26경기 37과 3분1이닝을 던져 방어율 1.45, 5승1패5홀드를 기록 중이다.

그는 올 시즌 아직까지 홈런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들이 분투하는 모습을 보이자 '영 건' 김진웅과 배영수도 최근 제구력 불안에서 벗어나며 호투, 마운드에 힘을 싣고 있다.

양일환 투수코치는 "전병호가 한층 안정감있는 투구로 제 몫 이상을 해 줘 만족스럽다.

오상민과 김현욱 역시 노련한 투구로 마운드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번 주중 잠실에서 서울LG와 3연전, 주말 SK와 홈 3연전을 펼친다.

이승엽의 통산 300호 홈런이 언제 터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투.타가 안정돼 힘겨운 승부가 예상되고 있는 선두 SK와의 승부 여하에 따라 1위 자리를 되찾을지 여부도 흥미롭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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