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내년 총선을 위한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선거구 변화를 전제로 신경전이 치열한 곳이 몇 군데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경북 울진·영양·영덕이다.
지난해 대선 당시 인구는 봉화·울진 선거구가 10만6천명이었고 청송·영양·영덕은 10만3천여명에 그쳤다.
모두 선거구의 인구 하한선에 걸릴 가능성을 안고 있다.
하한선이 10만이 되면 '다행히' 기존 선거구를 유지하지만 10만5천명이나 그 이상이 되면 통폐합 대상이다.
10만1천명을 겨우 넘은 의성·군위 선거구의 향배도 영향을 미친다.
이곳이 단일 선거구 유지가 어려워지면 청송과 합해질 가능성이 높아 영양·영덕 나아가 울진까지 선거구 조정의 '도미노' 현상도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나오는 안이 울진·영양·영덕 카드다.
물론 아직은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
그럼에도 예비 출마자들의 이름은 벌써부터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세의 우열을 떠나 일부 인사들간의 신경전도 치열하다.
김광원 의원이 버티고 있는 한나라당은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영덕의 김찬우 의원이 있지만 불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져 김광원 의원에 도전하는 인물은 당장 없는 상태다.
대신 민주당 내지 신당 즉 여권은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거론되는 인사는 대략 3명이다.
3선으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김중권 전 민주당 대표가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11대와 12대 울진과 영덕을 근거로 국회의원을 두 번 지냈고 13대에도 울진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다.
김 전 대표가 내달 9일 영덕에 변호사 사무실을 내는 것도 영덕의 옛 조직을 부활시켜 울진과 합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16대 총선에서 재검표 끝에 불과 16표 차이로 분루를 삼킨 그는 울진·영양·영덕 구도가 4선을 위한 최상의 조합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민주당 신주류측이 추진하는 신당 참여에는 분명한 반대 입장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민주당 잔류파와 신당파로 분리될 경우 김 전 대표는 지역 정서를 고려,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영양 출신인 윤영호 민주당 경북지부장도 도전할 태세다.
윤 지부장은 신당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16대 총선에서 청송·영양·영덕에서 출마한 바 있어 기존 선거구 유지를 희망하지만 울진·영양·영덕 조합이 불가피하다면 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15대 총선에서는 영양·봉화·울진 선거구로 출마한 경력도 갖고 있어 해볼만 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당원들이 참여하는 상향식 공천제가 도입된다면 더욱 유리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최근 마사회장직도 그만 두고 내년 총선 준비에 전력을 투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행동 반경도 서울 중심에서 지역구 위주로 바꾸었다.
한 때 한 배를 탔던 김 전 대표와의 경쟁에 대해 윤 지부장은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김 전 대표 역시 "경쟁할 때는 경쟁하는 것이 정치"라고 한다.
이들 두 사람 외에 40대 신인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울진 출신의 주호영 변호사다.
주 변호사는 97년 한 선거구가 될 가능성이 높은 울진·영양·영덕을 관할하는 대구지법 영덕지원장을 지냈다.
그는 고향 선배들과의 대결을 피하고 싶어하는 눈치다.
출마선언을 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유력한 출마 예상자로 여야 정당에서 모두 이름이 오르내린다.
신당파들 사이에서도 스카우트 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소속 정당, 선거구 등 아직 아무것도 정한 게 없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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