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의 생산, 투자, 소비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계속 부진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경기침체 심화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섬유 등 전통산업의 비중이 높은 대구지역은 금년 들어 지난 5월까지 생산활동이 전년동기에 비해 감소를 나타내고 실업률과 어음부도율이 전국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등 경기침체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실물지표들의 좋지 않은 움직임에 대해 마냥 낙심하기에 앞서 이들의 움직임이 시사하는 바를 새겨보고 적극 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
대구지역의 제조업생산활동은 금년 1~5월중 자동차부품 등 일부 업종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5%나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는데 이것은 지역전체 제조업생산의 28%(2001년기준)를 점하는 섬유산업 생산이 같은 기간중 전년동기대비 18%나 감소한 것이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에 최근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 전자.통신 등의 산업비중이 전체 제조업의 32% 가량을 점하고 있는 경북지역의 경우 금년 들어 지난 5월까지 제조업생산 증가율은 9.5%에 달해 같은 기간중 전국 제조업생산증가율(3.2%)을 크게 상회하여 상대적으로 나은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대구와 경북지역의 산업구조 차이는 두 지역의 수출실적에도 비슷한 결과를 초래하여 금년 1~5월중 대구지역의 수출은 섬유수출의 감소세 반전 등의 영향으로 7% 증가에 머문 반면 경북지역의 수출은 같은 기간중 전기.전자제품의 수출급증(54%) 등에 힘입어 48%나 증가함으로써 전국 수출증가율(17%)을 훨씬 상회하는 실적을 올렸다.
국내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국면에 돌입한 상황에서 대구지역의 생산 및 수출실적이 이렇듯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심한 부진을 보인 것은 지역의 주요산업인 섬유업이 안고 있는 어려움에 기인하는 면도 적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우선 섬유산업은 대표적인 소비재산업으로 수출비중이 높아 주요국의 경기침체, 미.이라크 전쟁, 사스, 북핵 문제 등과 같은 대외충격에 여타 산업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지역의 섬유산업은 중국 등 후발개도국과의 가격경쟁력면에서 계속 불리한 위치에 있을 뿐 아니라 특히 대구지역의 주생산품인 중저가 합섬제품은 후발개도국의 주력상품군으로 날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지역섬유업계는 그동안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세계시장 수요구조 고급화 및 다양화 경향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생산체계를 아직까지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역의 섬유업계는 금년 들어 도산업체가 늘어나면서 일부 중견기업까지 도산하는 사태에 이르는 등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섬유산업은 결코 사양산업이 아니다.
소득과 삶의 질이 높아지고 패션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지속적으로 발전이 가능한 생활.문화산업이다.
새로운 패션.디자인의 개발을 통해 다양한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지속적인 고급화와 고부가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세계섬유산업의 추세이다.
지역의 섬유산업이 이러한 추세에 부응하여 경쟁력을 갖춘 고부가가치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별기업 스스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술혁신과 신상품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 요망된다.
원사 및 직물부문에 편중된 생산구조, 대부분의 영세한 기업구조, 취약한 재무 및 수익구조 등의 문제점들을 안고 있는 지역섬유산업이 이러한 대비태세를 갖추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최근 섬유산업의 업황을 보여주는 통계지표들은 이러한 대비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실감케 한다.
아무쪼록 금년도에 마무리될 밀라노프로젝트와 내년부터 5년간 추진될 포스트밀라노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추진되어 지역섬유산업이 하루속히 과거와 같이 지역경제를 견인할 중추적인 산업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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