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에 대한 잘못된 상식 중 하나가 여름에는 보약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속설이다.
아마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약 기운이 땀으로 빠져나갈 것이란 생각 때문일 것이다.
이런 이유로 보약을 가을에 먹어야 한다고 한다.
가을은 만물을 거둬들이고 열매를 맺는 계절이기 때문에 약 기운도 잘 거둬들일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한의학은 처방을 할 때 약을 쓰는 시기인 계절과 환자가 사는 지역, 체질 등 3가지 항목, '삼인제의(三因制宜)'를 강조한다.
또 한의학에서는 자연을 대우주(大宇宙), 우리 몸을 소우주(小宇宙)라 하면서 우리 몸을 자연과 똑같은 원리로 파악하고 있다.
여름이라도 지하는 시원한 것처럼 우리 몸도 바깥은 땀이 나도 속은 차가워진다고 봤다.
따라서 여름에 차가워진 속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을 권하고, 특히 평소 몸이 찼던 사람들은 여름을 병 없이 날 수 있도록 따뜻한 성질의 음식과 약으로 치료토록 했다.
여름에 비위를 따뜻하게 하는 대표 음식은 삼계탕. 인삼과 닭은 따뜻한 성질이 있어 여름에 차가워진 속을 데울 수 있다.
여름하면 보신탕이 떠오른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 보신을 시키는 보약은 특별히 보신(補腎)과 관련되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신(腎)에는 음과 양의 구분이 있다.
즉 신음(腎陰)과 신양(腎陽)이 있으며 소위 보신약들은 대부분 신양을 도와주는 약이 많다.
신양이란 흔히 노인들이 양기(陽氣)가 떨어졌다고 말하는 것이다.
원래 신양은 체질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생명이 유한한 것처럼 어쩌면 어릴 때부터 평생 써야할 양이 정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나이가 들면 당연히 양기가 떨어지게 되므로 괜한 욕심과 미련으로 부족한 양기를 찾아 지나친 여름 보신을 하다보면 오히려 병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평소 열이 많고 뚱뚱하고 욕심이 많으며 목소리가 크고 심술스러운 사람이 지나친 보신을 하면 몸에 불필요하고 과다한 열을 더 보태게 돼 화병(火病)이 심해진다.
땀이 나는 여름이라도 허약한 경우에는 보약으로 치료해야 한다.
몸이 차갑지도 않은데 보신을 목적으로 삼계탕이나 보신탕을 지나치게 즐기면 오히려 병을 만들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의 체질과 병증(病證)의 상태를 고려해 보약을 복용해야 할 것이다.
대구한의대 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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