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올해초 국정연설에서 이라크에 관한 허위 정보를 발표
했다는 비난이 비등하자 그 책임을 CIA에 전가했다. 영국 BBC 방송은 부시 대통령이
11일 "연설문은 정보기관의 사전 점검을 받았다"고 말했다.
백악관도 이날 11일 중앙정보국(CIA)이 사전에 이 연설문을 정밀 검토했다면서
책임을 CIA로 미루는 인상을 주었다. 백악관은 최근 이 연설문에 "영국의 정보에 따
르면 이라크가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우라늄을 구입하려 했다"는 부분을 집어넣지 말았어
야 했다고 발표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우간다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내에서 이례적으로 기자들과 50분간이나 만나 이 문제를 해명
했다. 그는 "CIA가 그 연설문을 전체적으로 검토했다"면서 "만일 CIA가 '이 부분을
삭제하라'고 말했다면 그 부분은 삭제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시 대통령은 우리가 거짓이라고 알고 있는 어떤 것도 말하지 않았
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어떤 거짓도 연설문에 거짓이라는 것을 알면서 집어넣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지 테닛 CIA 국장은 이 문제에 대해 당장 책임을 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
만 그렇다고 아무도 책임을 안지고 넘어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상원 정보위원인 오린 해치(공화.유타) 의원은 테닛 국장이 사임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창피한 일이긴 하지만
외교정책상의 많은 일들이 그런 것"이라면서 "정보는 정확성을 기하는 과학이 아니
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은 "어떻게 잘못된 정보가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들어갔는지에 대해 조사가 이뤄져야 하며 이 문제에 대해 책임있는 사람
은 누구라도 해임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을 수행해 아프리카를 방문중인 파월 장관은 이 문제를 일축하며 미
래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이나 이 행정부의 누구라도 미국민을 오
도하거나 속이려는 시도는 없었다"면서 "우리는 이제 미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들이 일부 이라크인들로부터 계속 공격을 받아 사
망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과연 미국이 이라크를 꼭 공격할만큼 상황이 급박했느냐
는 질문은 계속 제기될 전망이다.
민주당측은 이 문제를 집요하게 추궁하고 있다.
대통령 후보지명전에 출마한 존 케리(매사추세츠) 상원의원과 하워드 딘 전 버
몬트 주지사는 모두 독립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케리 의원은 "이것은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안보의 문제"라면서 "우리가 미국민에게 어떤 문제를 설명하고 그들의
지지를 구할 때 그들이 우리를 믿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딘 전 주지사는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대통령이 무엇을 알고 있었고
그것을 언제 알았느냐를 알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민주당이 2004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 문제를 이용하려 한다고 비
난했다. 그러나 이라크에서 대량파괴무기가 발견되지 않고 부시 대통령이 허위정보
를 퍼뜨린 경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는다면 부시 대통령의 재선길은 험난해질 전망
이다. 외신종합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