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와대, 정 대표에 '사퇴' 압력

굿모닝시티의혹이 대선자금으로 옮겨붙을 조짐을 보이자 청와대가 민주당 정대철 대표의 사퇴를 종용하고 나서는 등 긴급 차단에 나서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연루의혹에 대해서도 당사자인 문희상 비서실장이 직접 나서 해명하기도 했다.

문희상 대통령 비서실장은 11일 저녁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자리는 상징성이 있는 것 아니냐"면서 "내가 정대표라면 물러설 것이고 정계를 은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실장은 "옛날 같으면 이 정도 일이면 벌써 날아갔으나, 지금은 당정분리라 누가 그만두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본인이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참여정부의 지도층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의 도덕적 책무)'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실장의 정 대표 자진사퇴촉구는 이날 오전까지의 청와대 분위기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다. 정 대표가 대선자금을 거론하면서 청와대를 물고들어가자 더이상 정 대표를 보호하지 않겠다는 선에서 방화벽을 구축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문 실장은 또한 대선자금이 아니라 경선자금의 불법성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정 대표가 받은 돈 중 대선자금 2억원은 영수증 처리가 돼 있어서 문제가 없지만 경선자금은 할 말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실장은 자신이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연루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받고 있는데 대해서도 "(굿모닝시티의)윤대표 얼굴도 못봤는데.."라며 부인했다. 그는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있으면 어떤 책임도 감수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도 "나름대로 조사한 결과 청와대고위관계자 관련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문 실장을 보호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의혹이 일고있는 대선자금에 대해서는 "대선자금은 당 선대위에서 관리했고, 노 대통령은 일절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며 거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대선자금문제가 불거지면서 정권의 도덕성시비로 옮겨붙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희망의 돼지저금통' 등 깨끗한 돈만으로 선거를 치렀다고 주장해온 청와대로서는 정 대표의 대선자금폭로에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유인태 정무수석은 "조금 불필요한 얘기를 하신 게 아니냐"고 말했다.

청와대는 대선자금부분은 일단 민주당으로 넘겨 불길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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